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철회를 결정했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해외 기업설명회(IR)도 잇따라 취소되면서 대어급 기업의 IPO도 차질을 빚고 있다. 올해 IPO 시장의 전반적인 부진이 예상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기업공개 철회신고서를 낸 기업은 센코어테크, 메타넷엠플랫폼, LS이브이코리아, 에스씨엠생명과학, 노브메타파마 등 5개사다.
최근 1년 동안 철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이 11개라는 점에서 3월에만 5개 기업이 철회신고서를 낸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증시 급락으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이 철회 사유로 꼽힌다.
또 화장품소재 전문기업 엔에프씨가 지난 19일 공모주 청약 중 상장 철회를 결정했고, 신약 개발업체인 압타머사이언스도 상장을 미룰 계획을 밝히는 등 코로나19로 상장 절차를 중단한 기업은 총 7개사로 집계된다.
먼저 코넥스 상장사 노브메타파마는 첫 코스닥 패스트트랙 이전 상장기업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상장 시점을 미뤘다. 이번 수요예측에서 적정한 가격을 받지 못한 탓이다.
세포치료제 개발 전문 바이오기업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코로나19로 기업설명회(IR) 자체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 상장 철회 결정을 내렸다.
공모를 철회한 기업 중 가장 공모 규모가 컸던 LS EV(이브이)코리아 역시 "최근 주식시장 급락 등에 따라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을 고려해 잔여 일정을 취소했다"고 철회 사유를 공시했다.
특히 엔에프씨의 경우 IR과 수요예측을 정상적으로 마무리하고 청약에 나섰지만 청약 2일 차였던 지난 19일 장중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동시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장이 급락하면서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이날 투자 불안 심리가 확대되면서 청약 납입이 취소되는 등 혼란을 겪었다.
통상 IPO를 진행하는 기업은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심사 승인을 받고 6개월 안에 상장해야 한다. 만약 기간을 지키지 못하면 기업 평가부터 공모 절차를 새로 시작해야 한다. 이 경우 기업의 부담은 두 배가 된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코로나19로 상장에 차질을 빚는 기업을 최대한 지원키로 했다.
한국거래소 기술기업상장부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IPO 시장이 얼어붙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거래소는 승인을 받은 기업들이 IPO를 완주하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이 상장을 위한 효력기간 연장을 요구하면 근거를 검토해서 6개월 추가 연장이 가능하다"면서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인 위기인 만큼 기업의 상황을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기업들의 잇딴 청약 철회로 인해 약 3000억원 규모의 IPO가 취소되면서 주식발행시장(ECM)은 꽁꽁 얼어붙었다. 특히 삼성증권은 대표주관사로 참여한 3개 기업의 상장이 철회됐고, 한국투자증권 역시 주관을 맡은 두 곳의 기업이 상장 계획을 미루면서 주관실적에 타격을 받게 됐다.
상장 계획을 수정하고 있는 대어급 기업도 많다. 최근 코로나19, 유가 급락, 달러 강세 등 삼중고를 겪고있는 현대오일뱅크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만큼 연내 상장은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바이오 업계 IPO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 역시 증권신고서 제출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등 상반기 상장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 설명회가 올 스톱되면서 해외 IR이 필수인 대어급 기업은 연내 상장이 불투명해졌다"면서 "올해 상반기 IPO 시장 위축이 불가피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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