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글로벌 증시의 대폭락 충격파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하며 주식과 신흥국 통화 등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두드러지고 있다.
12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73.94포인트(3.87%) 급락한 1834.33에 장을 마감했다. 905개 상장사 가운데 878개종목(97%)이 하락했다. 외국인의 '코리아 포비아'는 여전했다. 외국인은 8952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2854억원, 5361억원씩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매도세에 한때 1808.56까지 떨어지며 최종 방어선으로 여겨졌던 1800선이 붕괴될 위기까지 몰렸다.
사이드카도 9년 만에 발동됐다. 코스피200 선물이 일시적으로 5.06% 빠지면서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가격이 1분 이상 5% 이상 하락할 경우 코스피 시장에서 5분간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이 정지된다.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진 지난 2011년 10월 4일 이후 약 8년 5개월 만이다.
코스닥지수는 낙폭이 더했다. 전일보다 32.12포인트(5.39%) 추락한 563.4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상장사 1346곳 가운데 1242개종목(92.2%)이 하락했다.
연이은 증시 폭락에 증권가에서도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특별조치와 함께 대규모 부양정책 등 적극적인 대응을 기대했던 시장에서 실망 매물이 출회하며 낙폭을 키웠다"고 분석하며 "코로나19가 다른 곳으로 확산되면 바닥이 더 내려갈 수 있다. 단기적으로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원화가치도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0원 넘게 오르며 달러당 1200원선 위로 다시 올라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5원 오른 달러당 1206.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8월 5일(17.3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한편 한국은행은 국내 금융시장의 원활한 유동성 공급을 위해 적격담보증권 인정대상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회의를 열고 다음달 1일부터 은행이 한은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때 제공해야 하는 적격담보증권 인정 범위를 늘리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기존 국채와 통안증권 정부 보증채 외에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주택금융공사 발행 주택저당증권(MBS)를 신규로 대출 적격담보증권으로 인정한다.
대출 적격담보증권 확대는 필요시 한은의 은행에 대한 대출을 통해 유동성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확충하는 효과가 있다.
한은은 "이번 조치는 은행들의 한은 대출에 대한 담보제공 부담을 완화시켜주고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주택금융공사의 채권 발행여건을 개선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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