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에 대한 경영진 자신감
-승계 밑그림 아니냐는 비판도
-주가 상승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주요 상장사 오너일가가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이다. 주주가치 제고와 경영안정을 명분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주 취득은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와 주가 상승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포석이다. 오너가의 최근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많이 떨어졌을 때 싼값에 지분을 늘릴 수 있는 호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웅과 대웅제약은 지난 5일 경영진이 총 4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내 매수했다. 윤재춘 사장은 대웅 주식 1만8825주(2억원)를, 전승호 사장은 대웅제약 주식 1000주(1억원)를 사들였다. 이창재 부사장도 대웅 주식 9413주(1억원)를 매수해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대웅은 지난 3일에도 약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GS그룹 오너일가 4세들도 발빠른 지주사 지분 매입에 나섰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이 GS 보통주 3만3133주를, 허서홍 GS에너지 전무가 3만2000주를 지난 6일 취득했다. 이로써 둘의 지분율은 각각 2.01%, 1.68%로 늘었다. 이 둘은 지난달에도 각각 9만6632만주, 4만7100주를 장내매수한 바 있다.
이날 KTB투자증권도 이사회에서 이달 안으로 자사주 30억원 어치를 매입키로 결정했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도 코로나19 이슈가 본격화되며 주가가 급락했던 지난 1월 말 4년만에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화제를 모은 바있다. 당시 정 사장은 신세계 보유주식 5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37억원에 이른다. 보유비율을 기존의 9.83%에서 10.34%로 늘렸다.
일부 코스닥 상장사들도 자사주 매입을 했다. 한국코퍼레이션은 지난 6일 관계사 한국테크놀로지가 2억3000만원 어치의 한국코퍼레이션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 회사 관계자는 "관계사들의 추가 장내매수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위지윅스튜디오도 지난달 말 10억원 어치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업계에선 이들의 주식 매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자사주 매입에 나선 한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여유자금이 부족한 작은 회사임에도 주식을 사들인 것은 실적개선과 흑자전환에 대한 경영진의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주가가 실적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암묵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오너가들의 자사주 매입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오너가의 자사주 취득을 경영 승계와 경영권 강화에 드는 비용으로 본다면 오히려 주가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GS그룹 관계자는 "주가가 저렴한 상태이다 보니 개인의 투자 차원에서 주가 매입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표방한 것으로 긍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고 반박했다.
자사주 매입이 주가 상승세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장내매수를 통한 기업들의 자기주식 취득은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주가 부양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매입 기간이 끝나면 돌아오는 물량 부담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코스닥 기업의 경우 향후 실적 전망과 매입하는 주식 규모를 꼼꼼히 살피라고 조언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매입한 자사주가 소각 절차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다시 물량으로 풀릴 수 있다"며 "그럴 경우 효과가 완전하다고 보긴 어렵다. 구체적으로 소각으로 이어지질 지, 회사 계정에 남는지에 대한 구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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