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는 세계 금융시장의 새로운 투자영역으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국내 ESG 투자시장에선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아직은 글로벌 트렌드를 제대로 쫓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ESG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도 크지 않을뿐더러 평가체계도 미흡한 상황에서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SRI펀드 전망 '맑음'… 코로나19 유동자금 향할 수도
자산운용 업계에서 책임투자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사회책임투자(SRI)펀드 시장의 꾸준한 성장세는 이를 방증한다. SRI펀드는 기업의 재무제표를 주로 활용하는 일반 펀드와 달리 ESG 요소를 함께 평가하는 투자 전략을 구사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설정액 10억원 이상 국내 SRI펀드(ETF 포함) 30개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3.15%였다.
멀티에셋글로벌클린에너지 펀드가 고수익으로 주목받는다. 전 세계에 상장된 태양열발전, 풍력에너지, 수소발전 기업 등을 선별해 투자하는 상품으로 지난해 35.9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흐름도 준수하다. 연 수익률 30%를 상회한 멀티에셋글로벌클린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A와 펀드 정보 멀티에셋글로벌클린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C1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5일 기준 각각 14.37%, 14.30%로 집계됐다.
키움퓨처에너지증권투자신탁1A1와 HDC좋은지배구조증권투자신탁1은 같은 기간 각각 10.72%, 10.21%의 수익률을 냈다. 이 기간 10% 이상 수익률을 보인 펀드만 4곳에 달한다.
시장에선 이 같은 SRI펀드를 밝게 전망하고 있다. 멀티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5일 "글로벌 태양광 업체의 주가 상승이 펀드 실적에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비율 조정 등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수혜를 입었다는 설명이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도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피해를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 의존도를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했다.
여기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등은 ESG에 투자하는 펀드를 들고나올 예정이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첫 해외 ESG 투자로 주목을 받는 신한BNPP글로벌지속가능경영ESG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재간접형)은 이달 출시를 확정했다.
글로벌 태양광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관심사다. 미국 아메리칸증권거래소(AMEX)에서 인베스코 솔라(Invesco Solar) ETF(코드명 TAN)는 2017년 17달러 수준에 불과했으나 연초를 기점으로 40달러를 넘어섰다. 안기태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기후 변화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통화정책에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기후에 관심이 높아졌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예상치 못하게 늘어난 유용성이 신재생 에너지 부문으로 유입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평가 방식 문제 있어… 정책적 지원 필요
다만 투자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책적인 '지원사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가 출시한 ESG 지수는 '코스닥 150 거버넌스' 등 총 6개. 지난해 12월 출시한 코스닥 150 거버넌스의 경우 우수한 ESG 종목에 투자해 코스닥지수보다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것으로 보였지만 현재까지 활용도는 아쉽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ESG 공시 전담팀을 구성했다.
평가 방식의 문제도 있다. 기업들이 제출하는 자료 방식이 일관되지 않는 등 ESG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비교해 평가 요소가 투명하지 않아서다. 양진수 한국신용평가 평가정책본부 실장은 "일반적인 재무자료와 다르게 ESG 자료는 표준화되거나 규격화되지 않았다"며 "대부분 다른 공개 자료로부터 추정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ESG 동향을 적극적으로 공개할 수 있는 큰 대형업체일수록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의가 존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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