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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금융일반

1조 피해 라임사태…섣부른 규제완화·탐욕·감독실패

/금융감독원



사모펀드에서 조 단위의 손실이 났지만 투자자들의 몫일 뿐 책임지는 곳이 없다.

사모펀드 투자장벽을 낮춰 전문성도, 손실 감내 능력도 없는 투자자가 대거 유입됐지만 모험자본 공급을 위한 성장통으로 인식하는게 전부다.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에서 수 천 억원대, 연이어 운용사의 사기에 가까운 행각으로 1조원 안팎의 손실이 났지만 '일부' 사모펀드의 문제에 불과하다. 검사과정에서 불법·부실 운용이 드러났지만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차이를 이유로 투자자들은 석 달이 지나서야 실태를 알게됐다. 원금손실 가능성을 숨겨두고 상품 팔기만 급급했던 불완전판매는 사고가 터질 때마다 단골손님이다.

◆"확대해석 말라"…일부 사모펀드만 문제?

16일 금융감독원의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라임의 환매연기 펀드는 4개 모(母)펀드와 173개 자(子)펀드로 총 1조6679억원 규모다. 개인계좌가 무려 4035개, 9943억원에 달한다.

개인들이 국내 메자닌은 물론 해외 약속어음(P-note)과 해외무역채권까지 자산도, 구조도 생소한 상품에 수 억원씩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015년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다.

/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 최소 투자금액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크게 낮췄고, 사모 운용사 진입 요건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꾼 바 있다. 사모펀드 설정액은 2015년 말 200조원 수준에서 지난해 말 412조원으로 두 배 넘게 급증했다. 헤지펀드 수도 지난해 1만1000개를 넘어섰다.

우후죽순으로 사모펀드가 팔렸고, 대규모 사고가 터졌지만 규제완화 탓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모든 규제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후에 발생한 사고로 제도개선의 적정성 여부를 재단하기 어렵다"며 "일부 사모펀드의 문제를 제도개선의 탓으로 연결해 확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필요 최소한'의 대책만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전히 사모펀드는 대표적인 민간 모험자본이며, 자율성을 인정해 주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모펀드 규제를 예전처럼 강화시키는 것도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제도운영 과정에서 불완전판매와 유동성 관리 실패, 운용상 위법·부당행위 등 일부 부작용을 노출한 만큼 보완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도적 허점 파고든 금융사…감독도 실패

금융사들은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피해를 키웠다.

운용사는 금융당국이 준 자율성을 악용했다. 유동화하기 힘든 자산에 투자하면서 언제든 환매할 수 있다고 인기몰이를 했고, 내부통제 없이 운용역의 위법행위는 반복됐다.

증권사는 운용사와 담보대출의 일종인 총수익스와프(TRS)와 계약을 맺고 수익을 얻으면서 피해규모를 늘렸다. 판매사는 사모펀드 최소투자액이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아지자 예·적금에만 돈을 넣어두려던 투자자까지 끌어들였다. 사모펀드는 판매수수료가 높다.

감독시스템도 투자자 편에 서진 않았다.

금감원은 지난해 8~10월 실시한 라임자산운용 검사에서 위법 행위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환매가 중단된 3개 모펀드 중 하나에서는 운용사와 TRS 계약사인 신한금융투자가 부실 발생 사실을 알고도 고의로 은폐했다고 파악했다.

사기에 가까운 행각에도 금감원은 석 달간 혐의를 공개하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판매사와 운용사 입장에서는 가급적 손실규모가 늦게 나오는 것이 유리하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궁금하고, 알려줘야 하는게 맞지만 이해관계자인 판매사와 운용사, 실사 회계법인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늦어지게 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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