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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金기자의 一問日答]박주봉 中企 옴부즈만 "사회적기업·자활·여성기업등 애로 해결 적극 나설 것"

2월로 취임 2주년…규제 애로 처리·제도개선 실적 크게 늘고, 조직 강화 '성과'

공공기관 협업 플랫폼 구축, 경제 활성화 위한 지역투어, 규제 개선권고 '추진'

"옴부즈만은 기업 규제 개선 최후의 보루, 애로 건의자에겐 소금과 같은 존재"

"공무원 적극행정 위해 감사원 감사 '처벌 중심'→'지도 중심'으로 확 바뀌어야"

규제 늘리는 국회 의원입법, 외부전문가 자문 강화·사전심사제 도입 검토해야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이 서울 종로 동덕빌딩에 있는 옴부즈만 지원단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손진영 기자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기업들의 규제 개선을 위한 최후의 보루다. 애로 해소를 건의한 모든 분들에게는 소금과 같은 존재다. 책임이 큰 만큼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2월로 취임 2주년을 맞는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사진)이 지난달 31일 서울 인사동 동덕빌딩에 위치한 옴부즈만 지원단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수 차례 강조한 말이다.

옴부즈만은 스웨덴어로 '대리인'이란 뜻이다. 2009년 본격 출범한 옴부즈만 조직이 벌써 10년이 됐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하게 다가오는 단어이기도 하다.

차관급으로 국무총리가 위촉하는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중소·중견기업의 불합리한 규제개선과 현장 애로 해결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중소기업 옴부즈만 지원단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설치·운영하고 있다.

30년 가량 회사를 운영해 온 기업인 출신으로 중소기업 옴부즈만으로 활동하며 임기 3년째에 접어든 박주봉 옴부즈만에게 그동안의 성과와 올해 주요 활동 계획, 그리고 규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취임 2년이 지났다. 짤막한 소회부탁드린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이 되고나서 살펴보니 깨알같은 규제가 상당히 많았다. 이같은 규제들이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는구나 생각했다. 특히 20~30년 전에 만들어진 규제로는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그래서 기업들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해결해주기 위해 우리 나름대로 열심히 뛰었다. 나름 성과도 컸다. 규제애로 처리실적이 2018년 3982건에서 지난해 5328건으로 33.8% 늘었고, 제도개선 실적도 같은 기간 430건에서 775건으로 80.2%나 증가했다. 하지만 기업들 입장에선 여전히 목이 마를 것이다. 기업들이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올해는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난 2년간의 성과를 어느 것 하나 소홀히할 수 없지만 한 두가지 소개해 달라.

▲치킨집 등에서 음성적으로 하던 생맥주 배달을 법적으로 허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배달음식 주문시 캔이나 병에 담긴 주류 판매는 허용됐지만 생맥주는 금지대상이었다. 맥주통(케그)에 담긴 생맥주를 페트병에 나눠 파는 것을 '주류의 가공·조작'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소비자나 판매자 모두 위법 논란으로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기획재정부에 생맥주 배달 허용을 건의했고, 결국 지난해 7월9일 '주세법 기본통칙'이 개정돼 집에서도 자유롭게 치킨과 생맥주를 즐길 수 있게 돼 소상공인 매출 증가와 함께 국민 편익이 크게 늘어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손진영 기자



-2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가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다. 주요 활동 계획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그동안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의 규제 개선에 집중한데 이어 올해엔 보다 취약한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여성기업, 청년창업기업 등의 애로 발굴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관련 회사들도 방문해 현장 이야기도 청취하고 있는 중이다. 정부의 도움이 닿지 않아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현장에선 상당히 많더라. 또 공공기관과 현장 규제애로 발굴·개선을 위한 협업 플랫폼을 만들어 규제 애로 처리도 강화할 예정이다. 어려운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기존에 진행한 '기업 간담회'도 '기업현장콘서트'로 확대·개편해 지역투어를 실시할 계획이다. 그동안 부처별로 장기검토하거나 수용 불가했던 과제를 일괄 재검토하고, '민관합동 규제애로 심의위원회'를 구성·심층 분석해 개선권고를 반기별로 실시할 방침이다.

-기업을 했던 당사자로서, 또 규제를 개선하는 기관의 수장이 된 후의 느낌은 상당히 다를 것 같다.

▲그렇다. 기업 현장과 규제기관 사이에 많은 온도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들어 적극행정이 현장에 많이 전파돼 예전보다 분위기가 바뀌었지만 보신주의, 책임회피 문화는 여전하다. 특히 규제를 개선해달라고 건의한 기업인들은 1분, 1초가 급한데 이들이 어렵게 제기한 건의를 각 부처가 성의있게 받아주지 않을 때가 제일 속상하다. 중앙부처, 지자체 모두 공무원의 적극행정이 장려돼야하고, 지속적으로 확대돼야 한다.

-말씀하신대로 공직사회의 보신주의와 책임회피 문화 때문에 규제가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규정과 근거를 갖고 일해야하는 공무원들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렇기는 하다. 우리나라 공무원에 대한 감사제도가 너무 처벌 위주로 돼 있다보니 더욱 심각하다. 하지만 감사를 '처벌 중심'이 아닌 '지도 중심'으로 바꿔 공무원들이 적극행정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한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공무원들이 소극적으로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충남 계룡시의 한 공무원 사례가 있다. 이 공무원은 비어있는 산단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행정을 펼쳐 성과를 올려 우수공무원 표창 명단에 올랐다. 그런데 민원이 생기면서 상을 받아야 할 공무원이 벌을 받는 상황이 됐다. 결과적으로 이 공무원은 적극 행정 사례가 인정돼 포상을 받게 됐다. 국가에 피해를 주거나 범법행위가 아닌다음에야 공무원들의 이같은 행정은 적극 장려해야한다. 지난해엔 '망치상'을 제정, 적극행정을 장려하고 규제를 혁신한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들을 시상하기도 했다. 또 감사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감사원장과 사무총장을 직접 만나 건의하기도 했다.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손진영 기자



―규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입법기관인 국회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국회가 법을 바꿔 규제 개선에 도움이 되는 일도 있지만, 오히려 더 많은 규제를 양산하는 주범으로 지목하는 이도 많다. 규제 개선을 위해 국회가 어떤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나.

▲국회가 소수의 말만 듣고 입법을 했다가 엄청난 경쟁력을 악화시킨 사례는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국회가 기업 활동에 대한 입법을 할 때는 관련 협회, 단체, 기업 등 이해당사자의 말을 충분히 듣고 숙의 과정을 거쳐 입법을 해야한다. 어떤 법은 통과가 돼서야 알게되는 것도 있다. 현장에서 만난 많은 기업인들도 규제 만능주의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 20대 국회는 지난 연말까지 400건에 가까운 규제안을 쏟아냈다는 통계가 있다. 지난해 국회가 발의한 규제입법 건수는 약 1200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론 화관법 등과 같이 화학물질을 체계적으로 잘 관리하자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법이 적용되는)범위와 (시행)시기다. 현장에선 대상과 내용이 과도하고,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호소한다. 제도와 법의 의도가 순수하다고 해도 기업환경을 어렵게하고 경쟁력에 부담을 줘선 안된다. 국회 고유의 입법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규제도 품질관리가 가능할 수 있도록 의원입법에 대해서도 외부전문가의 자문이나 사전심사제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현재 40명 정도인 중소기업 옴부즈만(지원단 포함) 조직을 더 키워야한다는 주장을 수 차례 강조했다.

▲그렇다. 2년전 취임했을 당시 조직엔 20여 명이 있었다. 이 인원으로 모든 정부 부처, 지자체와 협의를 해야했다. 특히 규제개선을 위해선 직접 만나는 대면협의가 중요한데 기존 조직으론 기업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다행히 지난해 지원단장이 과장급에서 국장급으로 격상됐고, 인력도 39명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지금의 조직으로 기업의 애로사항을 다 처리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래서 올해 개별 정부 부처에 인력 지원을 적극 요청할 계획이다. 예산도 더 늘려야한다. 옴부즈만 조직이 커지고, 예산이 늘어나면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규제 개선을 위한 최후의 보루이자 애로를 호소하는 분들에겐 소금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최근 IT 및 벤처분야 기업인들이 모여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규제개혁 비례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인들이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것도 결국 규제 때문이다. 실제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현재의 '포지티브 규제'를 '네거티브 규제'로 바꿔야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나. 또 네거티브 규제가 한국에서 가능한 일인가.

▲오죽하면 그 분들이 직접 나서 창당을 하겠다고 했을까, 심정적으로 충분히 이해가 된다. 나는 기업인들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원인을 제공한 것이 더 문제라고 본다. 물론 나라의 규제체계가 '선 허용-후 규제'로 점점 바뀌고는 있다. 규제 샌드박스나 규제 자유특구 제도를 통해 실험도 많이 하고 있다. 이 실험들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때 모든 것은 거기에 맞춰서 가야한다. (기업인 입장에선)내가 돈 들여서 한다는데 무슨 규제냐 할 것이다. 안전과 환경 등 중요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입지규제, 공장설립 규제 등은 완전히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또 현장에서 보니 규제혁신은 하드웨어보다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 즉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한 것 같다. 공유경제와 같이 사회적·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분야는 소통을 강화하고, 공직사회에 적극행정이 더 확산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선행되면 우리나라에서도 기업인들이 바라는 대로 네거티브 규제 체계가 확립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 /손진영 기자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제 4대 중소기업 옴부즈만(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현) ▲한국소년보호협회 이사(현) ▲동북아평화경제협회장(전) ▲대주·KC 회장(전)▲중소기업중앙회 일감몰아주기대책위원회 위원장(전)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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