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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업人] 법률 AI 시장을 개척한 임영익 인텔리콘연구소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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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리콘연구소 임영익 대표 변호사가 6일 인텔리콘연구소 본사에서 메트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손진영기자 son@

 


1990년대 후반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AI) 수학 튜터 개발 사업에 나섰지만, 당시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낯설고 사용하는 것조차도 꺼리던 시절이어서 사업에 성공할 수 없었다. 하지만 2010년 분야를 바꿔 국내 최초로 법률 AI 기업을 설립했고, AI 시장이 형성되는 상황에서 어느덧 시장 선두업체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바로 AI 시장을 개척해온 인텔리콘연구소 임영익 대표이사의 스토리이다. 그가 법률 쪽으로 눈을 돌린 것은 메타 연구소 시절, 지식 기반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대법원의 전산화 사업 프로젝트에 참여해 쌓은 경험이 큰 바탕이 됐다. 회사 이름도 이전 사업과 연장선상에서 인텔레콘 메타연구소로도 부른다. 사법시험에도 도전해 2012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대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을 전공한 그는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사업을 했지만 한 번의 실패를 겪은 후 2000년대 중반 미국으로 건너가 수리심리학과 뇌과학을 공부했다. AI 사업을 다시 시작한 것은 닷컴 버블이 꺼진 후 미국에서 지식 기반 플랫폼 사업이 펼쳐지는 것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유튜브가 구글에 1조4000억원에 매각될 당시 유튜브는 적자를 내고 있었고, 저는 100억원의 가치도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충격이 컸어요. 구글 내부에서도 반대가 많았고, 야후 등에서는 더 낮은 금액을 제시한 상황이었죠.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예상을 뛰어넘는 투자를 단행한 것이죠."

구글이 검색 기반으로 축적된 데이터로 AI 시장에 진출한다는 얘기가 들렸고, 2006년 딥러닝이 발표되면서 '인공지능이 부활하는 신호탄'이라는 걸 직감했다.

"지인을 통해 법률에 대해 알아가면서 법은 논리가 정형화돼 있고, 한국 법은 수학과도 연결돼 인공지능과 궁합이 잘 맞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법을 잘 모르는 일반 시민들도 이용할 수 있어 소셜 베네피트(사회적 이익)도 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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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리콘연구소 임영익 대표 변호사가 6일 인텔리콘연구소 본사에서 메트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손진영기자 son


회사 설립 후 6~7년 동안 원천기술 개발에만 매달렸다. 2017년부터 2년간 영국 런던에서 진행된 세계법률인공지능경진대회에 출전해 2년 연속 우승하는 성과도 거뒀다. 그 결과, 법령·판례 검색엔진인 '유렉스', 법률 Q&A 시스템인 '법률메카', 계약서 자동 분석기인 '알파로' 등 3종의 제품을 개발했다. 유렉스와 법률메카는 이미 지난해 일반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는 "간단한 답변을 제공하는 라이트 버전의 AI는 무료로 서비스하고, 변호사를 보조할 수 있는 복잡한 분석기는 유료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알파로는 문서를 통째로 이해할 수 있는 기계독해(MRC) 기술을 적용해 법률 문서, 계약서를 입력하면 이를 이해하고 리스크를 분석해줍니다. 의미 추론형 자연어 처리 기술을 적용했는데 법률에 특화된 독보적인 성능을 보여줍니다. '귓방망이를 때려'란 문구를 폭행으로 이해하고, 형법 등 어느 조항과 관련이 있나 추론해 알려줍니다."

알파로는 지난해 한국인공지능법학회가 개최한 '제1회 알파로 경진대회'에서 20분이 걸리는 임금 계산을 6초 만에 해내는 성과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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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리콘연구소 임영익 대표 변호사가 6일 인텔리콘연구소 본사에서 메트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손진영기자 son


"알파로는 법률 분석기, 판례 분석기, 입법 예측기, AI 판사, 법률 번역기 등 크게 5 분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입니다. 노동법, 부동산, 형법, 기업법 등 도메인별로 100여 가지 제품이 필요한 만큼 수많은 버전을 만드는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다만, 알파로는 인간 변호사처럼 답을 제시할 수 있어 상용화가 되면 변호사법 위반 등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 문제를 보완할 수 있도록 성능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몇몇 기업, 로펌, 기관 등과 어떻게 상용화할 수 있는 지 방안을 논의 중이다. 임 대표는 해외에도 진출할 계획인데, 우리나라와 법이 유사한 일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유렉스와 법률메카를 시민들이 쓰기 쉽도록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특히 알파로는 현재 1.5 버전까지 개발됐지만 상용화가 가능한 2.0 버전을 올 봄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임 대표는 법률 AI를 성공적으로 개발한 만큼 올해에는 영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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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리콘연구소 임영익 대표 변호사가 6일 인텔리콘연구소 본사에서 메트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손진영기자 son


"저희가 아시아에서 최초로 시작했기 때문에 법률 AI 보급이 아직은 이르다는 얘기도 있어요. 하지만 최근 대기업들도 이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데 이는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에요. 고객사 확보에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50여개 기업이 리걸 테크 시장에 진출하면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어요." 현재 5여 개사가 시장에서 진출했고, 10여개 기업 정도가 새롭게 진입을 준비하고 있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리걸테크 시장이 5년 여 전부터 커지면서 몇 개 기업이 상장을 했어요. 우리나라는 올해가 리걸테크 시장이 커지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법률 AI가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고 상용화가 본격화됨에 따라 앞으로 변호사의 상당수를 AI가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영국에서 발표된 논문에서 AI가 변호사를 대체한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영국은 재판을 나가는 송무 변호사, 사무직 내근 변호사가 존재하기 때문에 사무직 업무는 AI가 많이 대체할 수 있어요. 다만, 우리나라의 변호사 업무는 주로 송무와 고급 법률 자문입니다. 이 업무는 AI가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변호사 대체 정도는 10% 미만 에 그칠 것입니다."

오히려 미래학자들은 AI가 변호사를 대체하는 것보다 먼저 판사를 대체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판사는 마지막 판결을 내리는 일만 맡기 때문이다.

"AI 판사를 도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헌법과 사회적 합의의 문제입니다. AI 판사를 도입하는 데 기술적으로는 쉽지만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크기 때문에 대체가 어려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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