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현지시간) 센트럴 오피스 다운타운 LA에 위치한 공유 오피스에서 정헌택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 모빌리티사업실장(상무)이 모션랩의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로스 앤젤레스(미국)=양성운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미래 모빌리티 격전지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의 로스앤젤레스(LA)에서 친환경차를 앞세워 세계 최대 모빌리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 내 미래 모빌리티 사업 실증을 위해 '모션랩'을 설립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센트럴 오피스 다운타운 LA에서 만난 정헌택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 모빌리티사업실장(상무)은 "2025년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제조기업을 넘어 고객들의 이동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 시장환경 등 여건이 성숙된 미국 LA에 실증사업 법인인 '모션랩'을 설립했다"며 "최근 시작한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혁신 모빌리티 사업 검증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LA는 현대차그룹이 선택한 세계 최대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실험실
현대차그룹이 미국 LA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세계 최대 도시 중 하나며 2028 올림픽 앞두고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도시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헌택 상무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도시 중 하나로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도시인 LA는 카셰어링 서비스를 비롯한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필요성과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LA는 뉴욕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인근 지역의 위성 도시들까지 합치면 약 1000만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또 2014년 미국 브루스킹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8604억 달러의 GDP(국내총생산)를 발생시키는 세계 최대의 경제권이기도 하다.
그러나 LA의 교통량은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연간 245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등 과밀화된 교통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배출가스로 인한 환경오염도 심각해지고 있다.
LA시는 2028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심각한 교통 문제 해결 등 성공적인 대회 유치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목적으로 '2025 비전 제로' 계획을 선언했다. 2025년까지 ▲내연기관 제로 ▲교통사고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LA시는 도시 교통체계 개선 협의체인 '어반 무브먼트 랩스(UML)'를 발족했다. 여기에는 LA시 산하 ▲LA메트로 ▲LA교통국 등의 기관과 ▲미국 최대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 ▲미국 차량공유전문기업 리프트 ▲구글의 자율주행 전문 기업 웨이모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체들도 참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모션랩 설립을 통해 2020년부터 완성차 업체로는 처음 UML의 카셰어링 사업에 참여하게 된 것은 현대차그룹과 LA시가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철학,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 조성의 방향성 등과 관련해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미래 모빌리티 법인 '모션랩' 첫 번째 실증사업 '모션 카셰어'
모션랩은 카셰어링 사업뿐 아니라 국내에서 시범적용에 착수한 마이크로 모빌리티와 연계해 최종 목적지까지 이용자들의 이동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다중 모빌리티 서비스, 실시간 수요를 반영해 운행 경로상 다수의 목적지를 거칠 수 있는 셔틀 공유, 개인용 항공 이동수단(PAV)·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사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첨단 모빌리티 서비스의 실증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캬셰어링 서비스는 현대차그룹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 번째 움직임이다. 모션랩은 지난해 11월부터 LA의 '유니언역'을 비롯한 4개 주요 역에서 모션 카셰어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미국 현지 고객들이 이용하고 있는 모션 카셰어는 이미 국내외에서 널리 사용되는 일반적인 카셰어링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아 사용이 편리하다. 스마트폰에 앱을 다운받으면 사용자의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가까운 곳에서 사용 가능한 공유 차량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카셰어링 서비스 쏘카 등과 비슷한 방식이다.
현재 모션랩에서 운영하고 있는 카셰어링 서비스의 이용요금은 최초 서비스 가입비 12달러를 제외하고, 주행시간에 따른 사용료(연료비 포함)는 시간당 12달러이다. 같은 거리를 이동한다고 가정했을 때 지하철·버스 요금은 약 7달러(대기시간 포함 약 2시간 소요), 택시나 우버 요금은 약 60달러 정도여서 가격 측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
2020년 3월부터 1분당 요금제가 적용되면 약 20분간 운행시 비용은 4달러가 전부다. 버스나 지하철 등 전통적 대중 교통에 비해 시간은 1/3로 줄이면서도 비용은 비슷하고, 택시 요금에 비해서는 1/8에 불과할 정도로 경제적이다.
2015년 기준 ▲카투고 ▲집카 ▲드라이브나우 등 약 16개 카셰어링 업체의 평균 이용료가 등록비 약 25달러, 편도 이용료 11~18달러, 왕복 이용료 약 53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모션 카셰어는 높은 비교 우위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션랩의 데이브 갤런 전략담당상무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시범운영 개념으로 사전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진행 중인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모션랩은 향후 ▲LA 시내 ▲한인타운 ▲헐리우드 지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카셰어링 서비스 지역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왕복 운영방식에서 프리플로팅 방식으로 운영 형태도 다양화할 예정이다.
특히 차고지 확보 문제로 사업의 어려움을 겪고 미국 시장서 철수를 선언한 BMW의 드라이브나우와 카투고 등과 차별화를 선언했다. 모션랩은 LA시와의 우호적 협력 관계를 통해 향후 카셰어링 시장 확대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프리플로팅 방식 운영 계획을 수립함으로써 미국 내 카셰어링 서비스 확대에 중요한 디딤돌을 마련했다.
◆한국서도 혁신 모빌리티 사업 시동
현대차그룹은 최근 국내에서도 모빌리티 통합 관리 솔루션 기업 '모션'을 설립하고 국내 환경에 맞춰 렌터카 업체들과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국내 모빌리티 산업 발전에도 시동을 걸었다.
국내는 중소 규모의 수많은 렌터카 업체가 차량 공유에 활용할 수 있는 차량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이를 활용해 국내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의 규모와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지만, 렌터카사들이 효율적인 운영 시스템과 IoT 기술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현대차그룹은 렌터카사의 운영 지원을 통해 모빌리티 산업 발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모션은 먼저 ▲첨단 IoT가 적용된 단말기와 ▲관리 시스템 등 통합 솔루션 형태의 서비스를 렌터카 업체에 제공하는 '모션 스마트 솔루션'을 공급함으로써 차량 관리와 영업에 필요한 방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 능동적 서비스 제공과 시간 단위 차량 대여업이 가능케 할 예정이다.
모션랩은 내년 3월까지 시범사업에 지원하는 렌터카 업체와 실증 테스트를 진행한 뒤, 2020년 상반기 중 전국 렌터카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본격 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