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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일반

[AI 기획] 2020 AI 활성화 넘어야 할 과제

AI는 미래 산업의 핵심으로 '4차 산업혁명의 두뇌'로 일컬어지고 있다.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구직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방식을 소개하는 영상물이 설치된 한 채용박람회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국내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이 될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따라잡자'는 위기의식이 확산되면서 기업들도 앞다퉈 AI 서비스 및 제품들을 선보였다.

지난해 7월 청와대에 초청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AI는 단연 '4차 산업혁명의 두뇌'로 미래 산업의 핵심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한국정보화진흥원(NIA)가 발간한 '2019 NIA AI 인덱스-우리나라 AI 수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공지능(AI) 산업 경쟁력은 미·중 등 주요 국가와 비교해 최하위 수준이다. 국내 AI 관련 기업 수는 26개로, 주요 한국·미국·일본·영국·독일·중국·인도·이스라엘 중 8개국 중 꼴찌였다. 미국이 2028개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이 1011개 순이었다. 인공지능 스타트업은 그나마 나은 편으로 우리나라가 465개로 1393개를 보유한 미국의 33.4% 수준이었다.

◆AI업계 비용·규제 등으로 데이터 수집 어려움 '한숨'

정부는 AI 후진국에서 탈피해 선도국을 따라잡기 위해 지난달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 등을 목표로 하는 AI 국가전략을 내놓았다.

AI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AI가 엔진이라면 데이터는 연료로 AI의 성공의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현재의 딥러닝을 포함한 머신러닝 방식의 AI는 스스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로, 대량의 데이터를 사전에 학습시켜야 하고, 성능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데이터 학습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AI 스타트업은 물론 중견·중소기업들도 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는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 데이터 3법으로 인해 얼굴 사진 등 개인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불법이어서 AI 개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AI 업체 관계자는 "이전에는 얼굴사진 등 데이터를 인터넷에서 가져다 사용했지만 데이터 3법 규제가 강화되면서 불법으로 인터넷 데이터를 수집하면 안 된다"며 "중국에서 사진 1장에 500원을 주고 구매하기도 했지만, 개인정보 문제로 중국 밖으로 사진이 유출되면 안 되기 때문에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고품질의 얼굴인식 AI를 위해 기본 300만장이 사진이 필요한데, 보통 길에서 요청해 1명의 사진을 찍는데 2만원 정도 사례비를 줘야 해 스타트업으로서는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다. 비용 문제로 1000명의 사진 데이터로만 AI 기술을 개발하기도 해 현재는 사람과 원숭이를 구별하지 못 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

한 AI 개발자 포럼에서 국내 굴지의 대기업 발표자에게 '데이터는 어떻게 수집하는지' 질문이 제기됐다. 이 대기업 관계자는 "스타트업들이 회사 운영에 사용하는 총 비용에 가까울 정도로 데이터 수집에 많은 금액을 지불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수의 스타트업·중소기업들은 비용 문제로 아직도 불법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이 어떻게 데이터를 수집했는지 근거를 요청하면 데이터를 제시할 수 없으며, 불법 수집이 발각되면 처벌을 받게 된다. 이는 해외도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는 유튜브가 어린이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해 2000억원이라는 거액의 벌금이 부과하기도 했다.

2018년 11월 정부와 여당 주도로 데이터 3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1년을 넘겼음에도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AI 기업들은 합법적으로 고품질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으며, 더 많은 양의 데이터 학습이 가능해진다.

다만, 산업 데이터, 판례 등 법률 데이터, 의료 데이터 등은 산업 특성상 공개가 어렵다는 특성이 있어 전문 AI 개발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법률 분야를 보더라도 하급식 판례의 1~2%만 공개돼 있을 정도로 데이터 공개가 안 돼 AI 개발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AI 협회인 지능정보산업협회 관계자는 "제조업 AI를 개발하려면 제조기업 데이터가 필요한 데 산업 도메인은 공개가 안 돼 개발이 어렵다"며 "우리가 지난 11월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빅데이터, 인공지능 스타트업 경진대회'를 개최했는데, 이 대회에서 한국가스공사가 기존 데이터를 제공해 개발자들이 활용할 수 있었던 것처럼 경진대회를 많이 개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가 스타트업을 위해 더 많은 데이터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18년까지 AI 학습용 데이터 1850만건을 개방한 데 이어, 지난 연말 2500만건, 올해에는 2배 정도인 5000만건 이상을 개방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은 올해 600억원을 들여 데이터 바우처 지원 사업으로 스타트업·중소기업 등에 데이터 구매 및 가공 바우처를 지원했지만, 스타트업들은 더 많은 기업에 혜택이 주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AI 개발자, 뽑고 싶어도 올 사람이 없어"

한·중·일 AI 인재 경쟁력 비교(미국 = 10 기준). /한국경제연구원



지난해 AI 스타트업 및 중견·중소기업들은 다수의 AI 개발자를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개발자 채용은 그저 기업들의 희망 사항으로, 많은 급여를 줄 수 없는 중소기업들이 좋은 AI 전문 개발자를 채용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로 어렵다.

일부 중소기업들은 값비싼 개발자를 뽑을 형편이 안 돼 정부가 AI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개발자 임금의 50% 정도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는 '일부 기업에만 너무 큰 특혜'라는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또 중견·중소기업이 개발자 채용 후 1년 정도 공을 들여 교육을 시켜놓으면 2년 정도 만에 대기업 등으로 높은 연봉을 받고 이직한다는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이는 대기업 등도 마찬가지로 AI 개발자들이 수년 만에 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한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 AI 업계 관계자는 "우수한 AI 개발자를 뽑으려면 구글 등에서 스카웃해야 하는데, 경쟁이 치열해 어려운 상황"이라며 "아직 AI 인재가 많지 않아 대기업에서 높은 임금을 주고 스카웃해 와도 회사가 원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AI 인력 부족률 및 AI 전문 인력 확보 방안. /한국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산·학·연 인공지능 전문가 30인을 대상으로 'AI 인재 현황 및 육성 방안'에 대해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AI 인재 경쟁력도 주요국에 미치지 못했다. AI의 산업을 주도하는 미국의 AI 인재 경쟁력이 10점으로 했을 때, 한국은 5.2로 절반 정도로 평가됐다. 반면 정부 주도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AI 선도국에 올라선 중국은 8.1로 높았고 일본도 6.0으로 우리나라보다 높았다. 또 전문가들은 국내 AI 인력 부족률이 평균 60.6%에 달한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이 AI 인재가 적은 상황에서는 AI 인재가 스타트업을 창업하도록 정부가 창업 지원에 나서는 방안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AI 개발자를 중소기업에 취업하도록 독려해도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자신의 회사를 설립해 고차원적인 기술 개발을 하는 쪽이 더 현실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AI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최고경영자(CEO) 중에 카이스트 출신의 AI 개발 경험자들이 꽤 있기 때문이다.

AI 스타트업·중소기업들은 또 신규 인력 채용이 어려운 만큼 기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AI 개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재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정부 AI 인재 육성 AI 관련 학부 증원, 양질의 교사 수급이 먼저

또 정부가 AI 인재 양성을 위해 AI 대학원을 기존 3개에서 올해 8개로 확대하기로 했는데, 학부 제도의 변화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대표적인 명문대인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는 2000년 컴퓨터공학과와 전산학과가 합병돼 만들어졌는데, 두 학과 정원을 합해 120명이었지만 합병으로 90명으로 줄고 추가 감축으로 현재는 55명인 상황이다. 1982년 제정된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정원을 늘리려면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교육부는 서울대 정원을 느리면 지방대가 타격을 받는다며 이를 허가해주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원을 5배까지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서울시교육청이 2024년까지 관내 특성과고 10곳을 AI고나 빅데이터고로 전환한다고 밝혔는데, 단지 학생 유치를 위해 준비도 안 된 상황에서 서둘러 추진하기보다 양질의 교사 수급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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