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디자인의 상징인 '타이거 노즈(호랑이 코)' 라이에이터 그릴을 적용하며 디자인 혁신을 불러 일으킨 기아차 대표 세단 'K 시리즈'가 출시 10년을 맞았다. 신모델 출시 때마다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K 시리즈는 지난 10년간 550만대가 팔려나가며 기아차의 세단 판매를 이끌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K 시리즈는 2009년 말부터 올해 10월까지 세계 시장에서 총 548만 8121대(공장 판매 기준)가 팔려나갔다. 이는 같은 기간 기아차 전체 판매(상용차 포함)의 19.4%에 해당하는 수치다. 기아차가 판매한 차량 5대 중 1대가 K 시리즈인 셈이다.
차종별로는 K3가 253만 3238대, K5가 244만 9550대로 많아 팔렸다. K7(44만 6286대), K9(5만 9047대) 등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국내 127만 303대, 수출 156만 1635대, 해외공장 판매 265만 6183대를 기록해 해외 판매 비중이 76.9%를 차지했다.
K5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특히 강세를 보였고, K3는 신흥시장에서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K 시리즈의 역사는 기아차가 2009년 11월 24일 준대형 세단 K7을 국내에 출시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기아차는 모델명과 관련, 알파벳 'K'는 기아차(Kia), 대한민국(Korea)의 대표 글자인 동시에 '강함, 지배, 통치'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Kratos'에서 따왔다고 소개했다.
K7 작명을 위해 15개월 넘게 해외 네이밍 컨설팅 회사의 자문을 받았고, 뇌과학자로 유명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정재승 교수와 함께 차명 검증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공을 들였다.
K7 출시 다음해 중형 세단 K5를 선보인 기아차는 2012년 준중형 세단 K3과 럭셔리 대형 세단 K9을 함께 내놓으며 K 시리즈 라인업을 완성했다. K3·K5·K7처럼 영문 알파벳에 숫자를 조합하는 방식의 작명법은 유럽 자동차 회사들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해당 차량들은 새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기존 디자인 정체성을 이어가면서도 미래 지향적인 시도로 기아차 디자인을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1년 K5가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히는 레드닷 어워드에서 한국차 브랜드 최초로 자동차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지난 10년 동안 K 시리즈가 수상한 디자인상은 15건이 넘는다.
K 시리즈는 경쟁이 치열한 중대형 자동차 시장에서 기아차 실적을 견인하는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K7은 출시 직후 '국가대표급'으로 불리는 현대 그랜저를 분기별 판매에서 뛰어넘는 실적을 냈고, K5 역시 '국민차' 쏘나타를 월간 판매 실적에서 제치는 등 저력을 보였다.
기아차는 올해 하반기 부분 변경 모델로 출시한 K7 프리미어가 월평균 7000대씩 팔리며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고, 강렬한 인상으로 돌아온 K5가 지난달 사전예약 사흘 만에 1만28대 계약되는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는 등 관심을 받고 있어 K 시리즈 '제2의 전성기'가 열리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