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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오의 심리카페] 망상(妄想, delu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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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오 당신의마음연구소장

 


망상(妄想, delusion)은 실제 근거가 없는 사실을 진짜로 믿는 것이다. 보통은 병리적인 수준의 믿음을 의미하지만 믿음보다는 가정이나 의견이라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상학적으로는 망상은 사실과 다르고 설득되지 않는 믿음으로 그 믿음을 믿는 사람의 교육적, 문화적, 사회적 배경과 부합되지 않는 특성이 있다. 환자는 망상 내용을 확고하게 신봉하고 스스로 진정 옳다고 믿는다.

이런 면에서 주관적으로 정상적인 믿음과는 구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어떤 면에서 간단히 정리하면 망상이란 자신은 사실이라고 믿으나 타인들이 보기에는 잘못된 생각이다.

망상은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가장 흔한 형태는 피해망상이다. 보통 자신의 삶이 타인으로부터 방해 받고 도움은커녕 해를 입는다고 느낀다. 이것의 변형된 형태의 하나는 편견 망상이다. 이 망상은 자신이 다른 사람의 이익 때문에 무시당하고 경시되며 승진에서 추월당한다고 믿는다. 가해자는 꼭 사람만이 아니라 기계, 체계, 조직, 제도 일 수도 있다.

다른 흔하게 볼 수 있는 망상 중 하나는 병적 질투가 있다. 병적 질투는 지배관념과 연관되는 측면이 있다. '그녀는 나에게 속하고' '나는 그녀에게 속한다'. 그런데 이 서로의 지배 관계에 누가 끼어드는 것이라고 강하게 확신하는 형태이다.

그래서 병적인 질투를 보이는 환자는 자신이 배우자의 부정으로 인해 자신만이 누려야 하는 정절의 권리를 침해 받는다고 느낀다. 특히, 이런 경우 망상의 내용은 성적일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 질투 망상에서 희생자는 성적으로 더 많은 매력을 가지는 경우가 많고 환자 스스로 과거 성적으로 문란했을 가능성이 높고 자신의 배우자도 비슷한 행동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경우가 많다.

안타깝게도 이런 망상은 폭력을 동반하게 되고 망상의 대상이 되는 연적보다는 배우자에게 더 강하게 표출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면에서 스토킹도 가볍게 진행되는 질투 망상의 색채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치료자들은 망상을 변화시킬 수 있거나 설득하기 불가능한 영역으로 보고 접근한다. 그래서 망상의 주제 자체를 가지고 논박하거나 설득을 하는 것은 불필요하고 효과적이지도 않다고 여긴다.

아직 어떤 사람들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고 있으며 과학자들이 우리를 속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늘에 보는 태양이나 달은 둥근 데 지구만 어떻게 평평한가? 라는 단순한 질문에도 그들은 다양한 논박을 한다. 이런 형태의 망상이 심하게 작동하면서 자신을 괴롭히거나 타인을 괴롭힌다면 우리는 치료를 권유한다.

그러나 어떤 망상들은 사실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언 듯 볼 때 망상으로 보였던 생각들이 실제 실천되면서 인간의 문명이 발전한 면도 있다. 하늘을 날 수 있을 것이라는 망상이 없었다면, 혹은 우주를 개척할 것이라는 망상이 없었다면 우리는 현재와 같은 시대를 살 수 없었을 것이다.

좋은 망상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 자체가 망상일 수 있겠지만, 실현 가능한 좋은 망상인지의 여부는 인간이 판단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다만, 그 망상이 실현되었을 때 우리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지 그려 본다면 좋은 망상을 구분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망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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