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부담·수사 압박 등에 조국 결국 사퇴(종합)
국정감사 하루 앞두고…취임 35일만 전격 사퇴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사퇴했다. /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전격 사퇴했다.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취임 35일만이다. 조 장관은 지지율 하락과 여론 부담, 검찰 수사 압박 등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을 우려해 자진 사퇴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 장관은 이날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 지명 후 여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야당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두 당의 격차는 현 정부 들어서 최소한의 격차로 좁아졌다.
무엇보다 조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제는 선을 넘어 문 대통령 퇴진까지 요구하는 움직임으로 가시화한 게 부담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개천절인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수십만명이 참가한 '문재인 퇴진-조국 사퇴' 촉구 집회가 열린 데 이어, 그로부터 일주일도 안 된 지난 9일 열린 집회에도 인파들이 광화문광장 일대를 가득 메웠다.
서초동에서 '조국 수호'를 외치며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친여권의 맞불 집회가 열렸지만 조 장관으로 불거진 정국을 전환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까지 '조국 국감'으로 진행되면서 다른 이슈를 관심 밖으로 놓이게 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검찰이 배우자 정경심 교수에 대한 구속 방침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상황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이 사퇴의사를 밝힌 이날 정 교수는 5번째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르면 이번 주 내로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직자윤리법 위반이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가 조 장관을 향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런 상태에서 다음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를 받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법무부장관이었던 조 장관은 직을 사퇴하면서 현직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상황은 모면하게 됐다.
또 14일 오전 이른바 '조국표 검찰개혁안'까지 직접 발표한 것도 사퇴를 위한 출구용 명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한 뒤 고위 당·정·청 협의회를 통해 '특별수사부 명칭 폐지 및 축소'를 골자로 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대통령령 개정안을 다음날 국무회의에서 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이 사퇴함에 따라 검찰 수사도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장관 사퇴로 검찰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수사를 장기화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8월말 압수수색에 나서며 강제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정 교수 외에도 조 장관의 친동생 조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도 검토 중이다.
이번 주 내로 정 교수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다음 주로 예상되는 구속 심사는 이번 정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수사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받으면서 검찰은 조 장관에 대한 혐의점을 구성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영장이 기각될 경우 여론 악화 등으로 수사 동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어느 쪽이든 부실수사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조 장관에 대한 대면조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 과정에서 자신이 재직하던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로 먼저 기소됐다. 오는 18일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린다.
한편, 조 장관은 딸·아들의 인턴활동증명서 허위 발급과 사모펀드 운용 등에 개입한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상태다.
특히 검찰은 조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투자 내용을 조 장관 등이 미리 알고 있었다고 판단, 이는 사실상 직접투자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공직자윤리법상 공직자는 직접투자를 할 수 없게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