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펀드 등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 붙었다. 국내 설정된 공모펀드에서는 투자자금이 가파르게 빠져나가고, 저금리시대 투자 대안으로 각광받아온 파생결합증권(DLS) 등 파생상품 시장도 발행이 줄어드는 등 위축되는 분위기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10월 4일 기준)간 국내에 설정된 공모펀드에서 8조162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국내 주식형은 물론 안전자산으로 시중 자금이 쏠렸던 채권형펀드에서도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 채권 등 안전자산에서도 자금 유출
해당기간 국내 채권형펀드에서는 8590억원이 빠져나갔다. 연 초 이후 10조8130억원, 최근 3개월 2조15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된 것과 비교하면 최근 국내 채권형 펀드의 자금 유출세가 눈에 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마이너스 채권금리가 확산되며 채권가격 부담에 따른 투자심리 약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특히 국내 채권시장은 내년에 경기부양을 위한 슈퍼예산 편성으로 적자국채 발행이 크게 늘어나며 수급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시입출금 상품으로 흔히 잠재 투자 수요로 분류되는 머니마켓펀드(MMF)에서도 자금 유출이 가파르다. 연 초 이후 13조1680억원이 순유입된 것과 비교해 최근 한달동안 6조6400억원이 순유출됐다.
통상 MMF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은 주식 등 투자수요가 확대되는 시그널로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해당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1조1330억원이 순유출 됐고, 9월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연 중 최저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태다.
◆ 파생상품은 기피 대상
이같은 상황에서 비교적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파생상품 시장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최근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한 파생결합펀드(DLF)가 대규모 손실을 내며 수요와 공급이 모두 얼어붙은 탓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9월 DLS 발행금액은 총 1조369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2조192억원)에 비해 32.2% 급감한 수치다. 지난 6월(3조1465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주가연계증권(ELS)은 성장세가 둔화됐다. 지난달 ELS 발행금액은 5조1796억원으로 전월(6조275억원)보다 3.0% 증가했지만 이는 홍콩 시위 사태로 8월 발행금액이 위축된 영향이 크다. 특히 홍콩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홍콩H지수를 담은 ELS 상품이 조기상환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ELS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저금리 지속에다 글로벌 유동성이 상당히 확대된 분위기 속에서 투자자산이 외면받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현상"이라면서 "연말까지도 미중 무역분쟁, 경제 위축 등 대내외 악재가 가득해 투자 심리가 살아나긴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