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원동력 강남좌파, 강남진보가 한계에 부딪혔다. 최근 '강남진보'의 몰락을 급속도로 불러일으킨 것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갖가지 의혹과 그가 가진 재산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80년대 민주화 운동을 정치적 자산으로 삼아온 재력가 386세대의 내파(內波)'라고 진단했다.
◆융합과 화합 시대에 펼친 갈라파고스식 정책의 한계
"경제는 시장화 되고 글로벌화를 요구하는데, 소위 '강남진보' 세력은 계속해서 갈라파고스(고립)식 정책을 펴니 점점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요."
노중기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과 그 주변의 공직자들이 '촛불 개혁'으로 정권을 잡았다고 하지만 그들(강남진보) 자신을 제대로 성찰하지 않고, 융합적인 '혁신'을 하지 못한 것이 (지금에야) 한계에 부딪힌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시장이 움직이는데 강남진보가 과도한 개입을 한다고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소재의 한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가 맞이할 4차 산업혁명은 시장경제를 활성화해야 하는데, 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은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한다. 그러니 시장이 제 역할을 잘 못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강남진보'가 2030청년층의 큰 분노도 사고 있다. 조 후보자의 딸 특혜 의혹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 이들과 같은 또래인 청년정치인들은 일제히 조 후보자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고강섭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금의 청년세대는 평등과 공정이라는 키워드를 가진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지를 표했고 그의 국정철학에 동의를 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아이콘으로 떠오른 조 후보자 의혹이 나온 그 자체로도 충분히 공분을 샀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여당도 '강남진보'의 추락을 막기는 힘든 모양새다. 익명을 요구한 더불어민주당 고위관계자는 "진보의 입장에서 강남진보는 공격당할 건수가 많았다. '레토릭(웅변·설득)의 성격이 있기 때문"이라며 "조 후보자의 경우에는 이번 정권의 상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자조했다.
◆강남진보, 앞으로의 전망은
전문가들은 '강남진보'등 정치적 단어들이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변화의 속성들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동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인 의미의 진보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조직된 노동조합의 조직률도 낮고 환경, 여성, 다문화 등 굉장히 다양한 이슈를 포괄적으로 다뤄내기도 어렵다"며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서 진보적인 속성을 끄집어내는 새로운 형태의 진보가 논의돼야한다"고 전했다.
안상훈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최근에 조 호부자로 인해 '강남진보'라는 단어가 다시금 이슈가 됐는데, 이는 옳지 않다."면서 "실상은 그의 '내로남불'을 지적해야 한다. '조국이 진보성향을 갖고 강남에 살고 등…' 이것은 사실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념 문제가 아닌 기본적으로 인간의 됨됨이를 지적해야 한다. 나아가 강남진보 등 정치적 용어자체가 지금의 다양한 현상 자체를 담지 못하는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강남진보'의 아이콘인 조 후보자의 거취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노 교수는 "결국 조 후보자는 물러나지 않을 것이고, 문 대통령도 조 후보자를 절대 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문 대통령과 조 후보자는 '일심동체'이기 때문이다. 즉, 조 후보자를 치는 것은 스스로 자기 권력과 살을 깎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관건은, '법적인 하자가 있느냐 없느냐'다. 야당 일각에서는 '위법이 있다'라 하지만 일반적인 사항에서는 아직까지 없다. 즉, 청문회가 지나고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의혹들은 결국 가라앉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안은 '조 후보의 의혹' 보다는 '민주세력, 중요한 변화를 해라', 또는 '강남진보계의 반성을 바라는 목소리' 등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손현경·석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