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9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KRX)는 하반기에 호가가격단위 및 대량매매제도를 개선하는 등 증권시장 매매체결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원 기능을 강화키로 했다. 또 투자자 보호를 위해 유가증권시장 퇴출기준을 상향하는 등 상장폐지 제도를 개선하고, 새로운 유형의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는 9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하반기 주요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현행 호가가격단위 및 대량매매 제도 특징. /한국거래소
거래소는 우선 98년 이후 큰 변화가 없었던 호가가격 단위를 호가분포 상황에 대한 실증 분석 이후 해외 사례를 참조해 조정방안을 마련하고, 대량매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대량매매시스템(K-BLOX)의 거래조건 입력 방법 및 경쟁대량매매의 가격결정 방식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거래소는 수 년 간 증권시장 변동성 완화 및 유동성 제고 등 시장 안정성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에 주력해 왔다"며 "하반기에는 증권시장의 매매체결 서비스를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ESG가 강조되면서 해외 거래소에서도 ESG가 핵심 이슈로 부각된 만큼, 한국거래소도 ESG 인증기준 마련 및 전용섹션 신설, ESG 정보 공개 확대, ESG 다양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러한 일환으로 국내 ESG채권의 정의·기준·발행절차 등을 포함하는 인증기준을 연내 도입하고, 이미 도입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의 품질 개선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또 기존 5개의 ESG지수 외에 탄소효율지수, 코스닥 ESG지수 등 신규지수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거래소는 그동안 코스닥 시장 퇴출제도 개선 작업을 추진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유가증권 시장에서도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상장폐지 제도 개선을 추진키로 했다. 현행 매출액·시가총액 등 퇴출기준은 10년 이상 경과했고, 경제환경, 기업업규모 변화 등을 미반영한 만큼 이 기준을 상향해 부실기업의 적기 퇴출을 유도키로 했다.
거래소는 또 기존 패시브(Passive) 상품 중심의 ETF 이외에 지수 추종을 하지 않고 더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주식형 액티브(Active) ETF 상장과, 국내 상장 리츠를 편입하는 국내 리츠 ETF 도입도 추진 중이다. 2017년부터 채권형 액티브 ETF는 7개 종목이 상장돼 있지만 주식형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액티브 ETF를 통하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상품 개발도 가능해진다.
또 자산 전체를 외국의 특정 1개 ETF에 투자하는 1:1 방식의 재간접 ETF 상장을 추진할 계획인데, 이를 통해 해외 직구 수요를 국내로 유입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파생상품 투자 지역 다변화를 위해 최근 중국내 규제 완화를 계기로 중국·대만 등 중화권 투자자를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또 대만 개인투자자 유치를 위해 코스피200옵션 등 주요 옵션상품의 거래 허용종목 인증을 추진하기로 했다.
거래소는 또한 혁신기업의 자금조달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비상장 기업 투자전문회사(BDC) 상장 및 상장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혁신기업 질적심사 세부 운영 기준을 정비키로 했다. 성장성 특례 심사청구가 본격화됨에 따라 성장성특례추천 근거 및 매출 전망·근거를 성장성 보고서 양식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 지난 5월 30일 거래소가 발표한 파생상품 시장 발전방안도 차질 없이 이행키로 했다.
한편 국내 증시에 유입된 일본계 자금이 일본의 보복 조치로 이탈할 가능성에 대해 정지원 이사장은 "우리 증시에 있는 일본계 자금은 12조~13조 정도로 비중은 높지 않은 상태여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다만 일본 보복 이슈가 확산되거나 장기화된다면 우리 증시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만큼 거래소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인보사 사태'를 일으킨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에 대해 거래소가 해외 바이오 기업의 기술특례상장과 성장성 특례 상장 주관사 자격을 제한한 조치가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정 이사장은 "성장성 특례는 기술 특혜와 다르게 주관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도입됐고 주간사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자격 제한이 필요하다"며 "이 조치가 내려진 것은 최근 2~3년간 230개 신규 상장사 중 티슈진 포함 2건에 불과해 이 제한은 과도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필요하다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와 당국과 협의해 개선을 검토할 것"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