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KRX)가 '인보사 사태'를 일으킨 코오롱티슈진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선정하면서 상장 주관사에 불똥이 튀었다. 거래소는 해외기업 기술특례로 문제를 일으킨 상장 주관사에게 주관업무를 제한키로 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상장주관사에 '책임'…IPO 위축 우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6일 코오롱티슈진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렸다. 아울러 내년 11월까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해외 바이오 기업의 기술특례상장과 성장성 특례 상장 주관사 자격을 제한키로 했다.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주관사였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지난달 거래소가 마련한 코스닥 상장규정에 따른 것이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해외 기업 기술특례 상장주관사는 최근 2년내 해외 기업 기술특례 기업이 관리종목, 상장폐지, 투자주의 환기종목 등으로 지정되는 등 부실기업 주관 실적이 없어야 한다는 요건을 달았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17년 11월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고 2년이 지나지 않아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를 받게됐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코오롱티슈진이 상장된 3년이 되는 시점인 내년 11월까지 외국 기업 기술특례 및 성장성 특례 상장 주관을 할 수 없게 됐다.
두 증권사는 또 단체소송에 휘말리게 됐다. 제일합동법률사무소가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를 대리해 이우석 코오롱티슈진 대표,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을 비롯해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현재 약 300여명의 소액주주들이 모인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서는 상장 주관사의 책임까지 묻는 것은 무리하다는 의견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식약처 조차 파악하지 못한 사안을 주관사가 미리 알지 못했다고 책임을 지게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기술특례기업이 상장폐지가 되더라도 상장 주관사의 명백한 실수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제재를 하지 않는 등 제한 요건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의 소송 건에 대해서도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소송을 남발하면 무고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면서 "고소인들이 증권사 공모주 청약을 통해 들어온 투자자라면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도 있지만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을 본인의 투자판단 하에 투자를 한 주주들까지 상장주관사에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 기술특례 등 유망기업 상장 위축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주식시장에는 총 18개 기업이 상장했다. 공모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기술특례를 통한 상장사가 7개사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IR큐더스 관계자는 "올해 기업공개는 무형자산 중심의 유망 기업들이 상장했다"면서 "덕분에 신규 상장기업의 업종이 상당히 다변화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티슈진 사태로 기술특례 상장 주관사의 부담이 커진 만큼 IPO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관사는 '테슬라 요건', '성장성 특례' 등의 경우 '풋백옵션' 의무를 가진다. 풋백옵션은 IPO 이후 주가가 부진하면 주관사가 일반 청약자의 주식을 일정 조건으로 되사주는 제도다. 이같은 부담과 더불어 상장사에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주관사의 책임을 묻는다면 증권사 입장에서도 기업 발굴에 몸을 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금융당국은 기술 특례상장, 테슬라요건 상장, 사업모델 기반 특례상장 등 적자기업이어도 기술력이 있거나 독창적 사업모델을 갖추면 기업공개를 추진할 수 있도록 상장 문턱을 낮춰왔다"면서 "이번 제재가 '외국 기업의 특례상장'에 한정되어 있지만 앞으로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언제는 주관사의 상장업무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면서 기술특례 상장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상장을 준비중인 해외 기업은 미국 소마젠, 아벨리노랩, 네오이뮨텍(NIT) 등이 있다. 이들은 기술특례 상장으로 기업공개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