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주주가치포커스 펀드 수익률 상위 1%
-에스엠, 주주서한 보낸 후 주가급등
KB자산운용이 스튜어드십코드(stewardship code·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의 모범사례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적극적인 주주행동으로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면서 해당 전략으로 운용하는 펀드 수익률은 고공행진이다.
9일 펀드평가사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KB주주가치포커스(주식)A'는 연초 이후 15.69%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 중 3번째로 높은 수익률이다. 해당 기간 코스피 수익률(1.38%), 코스닥 수익률(4.75%)을 크게 앞지른다.
이는 KB운용의 성공적인 주주행동의 성과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유인하고, 주식 가치를 끌어올리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최근 KB운용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에 이수만 회장의 개인회사로 알려진 라이크 기획과의 합병 등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내용의 주주 서한을 보낸 것이 알려지면서 에스엠 주가는 크게 올랐다. 지난 30일부터 7일까지 수익률은 26.96%다.
증권사들은 에스엠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올렸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B운용의)주주서한은 케이팝의 글로벌화라는 수혜를 함께 누리고자 함이고, SM도 적극적인 소통을 약속한 만큼 분명한 성과가 도출될 것"이라면서 목표주가를 5만2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11.5% 상향 조정했다. KTB투자증권 역시 4만6000원에서 5만3000원으로 목표주가를 올렸다.
업계에서는 현재까지 KB운용의 '주주행동주의'는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 그 중심에는 KB운용만의 정체성을 확립한 스튜어드십코드 팀에 있다. 시대적 요구에 따른 '울며 겨자먹기'식이 아니라, 도입 전부터 수년 간 스터디를 통해 철저히 준비해 온 덕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웅필 KB운용 전무를 비롯해 스튜어드십코드 팀은 도입 2년 전부터 사회책임투자(SRI)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공부를 해온 것으로 안다"면서 "그 결과 자산운용사의 모범으로 불릴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KB운용은 올 1분기 총 904개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했고, 이 중 83개 안건에 반대했다. 반대 비중은 9.2%로 1% 남짓한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돈다. 보다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한 것이다.
더욱이 KB운용은 단순히 '배당확대'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배당이 과도할 경우 업황에 따라 '축소배당'을 요구하기도 한다.
1분기 의결권 공시 내용을 보면 셀트리온, 광주신세계에는 "배당가능이익보다 과소한 배당을 하고 있다"며 '재무제표 승인'에 반대표를 던졌다. 반면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는 "과도한 배당 대신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한다"며 주주제안에 따른 배당확대 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처럼 KB운용이 적극적으로 주주행동주의를 할 수 있는 것은 KB금융지주의 계열사이기에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일부 재벌 계열사에 속한 자산운용사들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후에도 소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그들 역시 주주행동의 타깃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KB운용은 지주사 자체가 여성 임원 확대 등 선진화된 지배구조에 앞장서고 있고, 재벌기업 계열사가 아니기 때문에 주주행동의 자율권을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KB운용이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의 행보는 조심스러워지게 됐다. KB운용은 광주신세계, 골프존, 참좋은여행 등 기업의 주요주주로서 의결권을 활발히 행사하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KB운용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로 기업들은 긴장상태"라며 "KB운용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은 주주의 이익을 향상시키면서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높이는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