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경제 오피니언 플러스

    뉴스

  • 정치
  • 사회
  • IT.과학
  • 국제
  • 문화
  • 연예
  • 스포츠

    경제

  • 산업
  • 금융
  • 증권
  • 건설/부동산
  • 유통
  • 경제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운세/사주
페이스북 네이버 트위터
경제>경제정책

[새벽을 여는 사람들] 남극의 요리사 원영운, 신선한 재료로 '한 판 승부'

남극세종기지에서 근무했던 시절 원영운 사장. 빙산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원영운 제공



"나는 장사꾼이 아닌 요리사다."

새벽 3시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일식당 '한판승부'를 운영하는 원영운(32) 사장을 만났다. 식재료를 살피며 주변 상인들과 인사를 주고받는 원 사장은 노량진의 '인싸(인사이더의 줄임말. 다른 사람들과 잘 섞여 어울리는 사람을 의미)'였다. 원 사장은 주 2회 새벽, 가게 문을 닫고 수산물 경매시장을 찾고 있다. 원 사장에게 새벽시장은 일상 속 즐거움이다. 대부분 잠들어 있을 시간이지만 시장을 누비고 다니는 그에게서 활기가 느껴졌다.

그는 저녁 메뉴를 생각하며 참치, 전복, 문어, 꽃게 등 해산물을 천천히 살폈다. 신중한 모습이다. 한참을 살핀 뒤 그가 선택한 것은 싱싱한 전복, 오늘 저녁 한판승부의 특별 메뉴는 전복짬뽕이다.

원영운 한판승부 사장은 "식재료를 고를 때만큼은 내 가족이 먹을 음식에 사용된다고 생각하며 누구보다도 까다롭게 살펴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 시장에서 대방어를 샀는데 기생충이 먹은 흔적을 발견하고 폐기한 적이 있다"며 "손해를 보더라도 내가 원하는 수준의 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원영운 한판승부 사장이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대왕문어를 들어올리고 있다./원영운 제공



노량진 수산시장에 나와 식재료를 살피고 있는 원영운 한판승부 사장/정연우 기자



이렇게 정성 들여 식재료를 구입한 원사장의 본격적인 하루는 오후 6시에 시작된다. 서울시 은평구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 근처에 있는 원사장의 '한판승부'를 영업시작 전 방문해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지난 2017년 문을 연 이 곳에는 30~40대 손님들이 많았다. 주요 타깃 층의 기호에 맞게 가게 안에는 90년대 유행하던 대중음악이 흘러나왔다. 단골손님의 수도 상당하다. 원사장이 과거 입었던 유도복이 벽에 걸려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원사장은 "예전에 취미로 유도를 배웠다"며 "일을 하면서 체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껴 지금도 일주일에 3~4번은 운동 한다"고 웃음 지었다.

가게 문을 연 지 한시간만에 한판승부는 만석이 됐다. 가게에 들어왔다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리는 이도 종종 있었다. 한판승부는 정해진 메뉴가 없다. 원 사장이 선택한 재료에 따라 일일 메뉴가 가게에 내걸린다. 손님 입장에서는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곳이다. 기자가 찾은 날 손님들이 가장 많이 주문한 메뉴는 '계절 사시미'와 철판구이였다. 일식집이지만 항정살 수육, 파스타 등 메뉴는 다양하다.

그는 "한판승부라는 이름하에 다양한 스타일과 국적의 음식점을 세우는 게 목표"라며 자신감에 넘치는 목소리로 자신의 포부를 드러냈다.

원사장의 말을 믿고 젓가락을 들어 방어회를 한 점 먹어보았다. 원사장의 신중한 재료선택 만큼이나 식감도 일품이었다. 한 접시로 승부하겠다는 의미의 가게이름처럼 한 판 승부하기 충분한 맛이다.

원영운(32) '한판승부' 사장/원영운 제공



원영운 한판승부 사장이 영업 시작 전 식재료를 손질하고 있다./원영운 제공



그는 남들과 다른 특별한 경력이 있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 남극세종과학기지 극지연구소 소속으로 2011년 10월부터 2012년 3월까지 6개월간 조리사로 일했다. 미리 식자재를 가져와서 한정된 재료로 음식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게는 남다른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원사장의 과거 이야기를 들으니 지난 2009년 제작된 일본영화 '남극의 셰프'가 떠올랐다. 원사장은 "대학에서 조리를 전공하며 남들이 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었다"며 "먹는 것 외에는 낙이 없었던 남극에서 음식을 만드는 즐거움을 느꼈고 내가 만든 요리를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을 보면 만족감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요리왕이 되기 위한 그의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판승부에서 멀지 않은 곳에 2호점 '징기스칸'을 개점한 것. 이 곳에서는 양고기를 손님에게 선보이고 있다.

원 사장은 "견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다른 가게 음식을 먹어보며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며 "훗날 은퇴 후 요식업 진출을 원하는 분들을 위한 조리학교롤 세우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
HOT NEWS
개미, 넉넉한 투자 실탄…투자자예탁금 40조 돌파
개미, 넉넉한 투자 실탄…투자자예탁금 40조 돌파
피해 소상공인들, '코로나 정책자금' 어디서 어떻게 받나
피해 소상공인들, '코로나 정책자금' 어디서 어떻게 받나
'보유세 부담' 강남3구, 매수 위축…아파트 가격 하락
'보유세 부담' 강남3구, 매수 위축…아파트 가격 하락
삼성전자에 4兆 베팅한 개미, 투자성공할까?
삼성전자에 4兆 베팅한 개미, 투자성공할까?
주요뉴스
'이윤보다는 치료가 먼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기업들
'이윤보다는 치료가 먼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기업들
'비규제+교통 호재' 아파트 몸 값 상승세에 수요 '집중'
'비규제+교통 호재' 아파트 몸 값 상승세에 수요 '집중'
7세대 아반떼 사전계약 돌입…"과감한 변신 새로운 기준 제시"
7세대 아반떼 사전계약 돌입…"과감한 변신 새로운 기준 제시"
'슈퍼주총데이' 증권가 CEO 줄줄이 연임…"불황 리더십 주목"
'슈퍼주총데이' 증권가 CEO 줄줄이 연임…"불황 리더십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