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새 와이지엔터테인먼트(YG엔터)의 시가총액은 1764억원이 날아갔다. 버닝썬 추문의 중심에 YG소속 연예인 승리가 있어서다. 이날 승리는 SNS를 통해 연예계 은퇴를 발표하고 YG엔터와 선을 그었지만 하루만에 227억원의 시총이 날아갔다. YG의 대안주로 급부상하던 에프엔씨엔터(FNC)는 소속 연예인이 버닝썬 추문에 거론되면서 동반 하락세를 기록했다.
12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이날 주식시장에 상장한 대표 엔터주 5개사(JYP,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에프엔씨엔터, 큐브엔터)가 평균 4.6%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5개 엔터주에서 한 달 새 증발한 시총만 4000억원 규모다.
외국인은 엔터주 털기에 나섰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에스엠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식을 각각 123억원, 9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두 종목은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이 6배를 넘어서면서 지난 11일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공매도는 타인으로부터 주권을 빌려 미리 매도한 후 주가가 떨어지면 해당 주식을 싼값에 사 결제일 안에 매입자에게 돌려주는 것으로 주가가 향후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쓰는 투자 기법이다.
버닝썬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다른 회사 소속 연예인까지 거론되면서 엔터주 전반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투자자들은 엔터주의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판단, 주식 내다팔기에 나서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엔터주는 YG엔터다. 최근 한달동안(2월11일~3월12일) 주가는 21.3% 빠졌고 해당기간 날아간 시총만 1764억원이다. 특히 승리가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되면서 주가는 더 크게 하락했다. 한 때 엔터주 대장을 노리던 YG는 JYP엔터 시총의 절반 수준으로 전락했다.
공고한 엔터주 1위였던 에스엠(SM) 역시 버닝썬 태풍을 피하지 못했다. SM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에 크게 미치지 못한데다 버닝썬 사태에 휩싸이면서 증권사들은 SM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하나금융투자는 6만7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미래에셋대우는 7만원에서 5만9000원으로 각각 내렸다.
씨앤블루, FT아일랜드 등이 소속된 에프앤씨엔터(FNC) 역시 주가가 5% 이상 빠졌다. 전날 적자전환 공시에 이어 이날 소속 연예인이 승리의 주요 단톡방 멤버로 거론되면서 주가 하락을 이어갔다. 최근 한달 동안 날아간 시총은 103억원이다.
버닝썬 사태에 큐브엔터, JYP엔터의 주가도 된서리를 맞았다.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전체 엔터주 투심이 악화된 영향이다. JYP는 이날 4.01% 하락했고, 큐브엔터 역시 6.68% 하락했다.
한 증권사 엔터테인먼트 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번 하락세에 대해 "울고 싶을 때 뺨을 때린 격"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엔터주에 거품이 있던 상황에서 버닝썬 사태가 하락을 위한 변명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버닝썬 사태가 마약 유통, 경찰 유착, 탈세의혹, 성관계 몰카 등 사회 전반적인 문제에 개입된 만큼 쉽사리 가시질 않을 것으로 판단, 당분간 엔터주의 약세는 계속될 것으로 봤다.
특히 정준영의 몰카 유포 사건으로 카카오톡 단체방에 엮인 연예인이 공개되면 관련 엔터테인먼트 주가는 더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