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정치적 연륜등에 기대 크고 후한 점수[/b]
[b]부족한 전문성은 '소통'으로 해결해야[/b]
[b]제조업 부활 정책 등 기본에 충실해야[/b]
[b]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등 현안 산적[/b]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차려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전문성이 부족하면 소통 통해 해결해야…, 제조업 살리기 등 기본부터 착착.'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급 부처로 거듭난 중소벤처기업부 수장이 바뀔 예정인 가운데 최근 지명된 박영선 후보자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업계 내에서 교차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중기부로 격상됐지만 당초 기대했던 '중소기업 컨트롤타워' 역할에는 미치지 못하고, 심지어 이에 실망한 일부에서 '중기부 무용론'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박 후보자의 어깨가 상당히 무거울 수 밖에 없다.
또 박 후보자가 4선의 중진 정치인이면서 의원 시절 저돌적이고 추진력 있는 이미지를 보여줘 기대도 있지만 할 일 많고 갈길 먼 중기부가 또다시 정치인 출신 장관으로 채워져야하느냐는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은 모습이다.
◆정치인 이어 또 정치인 "글쎄"
박 후보자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기부를 담당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21세기 대한민국에 어떻게 상생하면서 우리나라 경제구조를 바꿔나갈 수 있을까하는 부분에 좀더 매진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인선을 발표한 지난 8일 지명소감문을 통해 "청년들, 창업벤처기업가, 중소기업, 자영업, 소상공인들의 진정한 친구이자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간접적으로 밝힌 후 이날 처음으로 언론에 얼굴을 드러내면서다.
중기부 수장이 1기에 이어 2기도 정치인으로 채워지고 있는 가운데 중소·벤처·소상공인들이 박 후보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기대보다 우려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비례대표를 거쳐 지역구 3선 등 4선 의원 출신인 박 후보자가 전임 홍 장관에 비해 정치적 연륜이 뛰어나다는 것은 그나마 점수를 후하게 줄 수 있는 부분이다. 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지만 당내에서 '비(非)문재인계'로 분류되고 있는 만큼 그가 장관이 된 후엔 업계와는 같은, 그러나 정권과는 좀더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도 일게 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인 출신 장관이 갖고 있는 한계는 어쩔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정치인(출신 장관)은 주어진 직책에 충실해 임무를 잘 수행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리를)징검다리로 활용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때문에 정책의 역사나 전통을 이어받아 잘한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못한 정책을 바꾸는데 힘을 쓰기보단 자기 정책을 펴는 것이 대부분이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취임을 한다면)박 후보자는 정치인이 갖고 있는 한계를 빨리 극복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전문성 보단 '소통'이 중요
박 후보자는 이날 언론에 "제가 의원 생활 절반을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했다. 산업과 벤처 부분도 그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국정과 관련해 어떤 문제가 있는지 관심 있게 들여다봤다"면서 야당 등 일부에서 지적하는 전문성 부족 우려에 대해 반박했다.
장관이라도 오랜 기간 기업을 이끌었거나 관련 부처 공무원 또는 이를 전공한 학자 출신이거나, 자영업 경험 등이 없다면 소상공인부터 스타트업, 중소기업, 벤처·혁신기업 등을 모두 아우르는 중기부 업무에 대한 전문성 부족은 어쩔 수 없는 한계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업계가 전문성보다도 소통과 공감능력을 장관의 우선 덕목으로 꼽는 것도 이때문이다.
장관이 정부의 대변자가 돼 경제정책이나 노동정책을 대상자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그대로 전달하기보단 소통을 통해 외부 전문가나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 결정 과정에 제대로 반영하고, 필요하다면 시장과 같은 목소리를 낼 줄도 알아야한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힘이 쎈 장관이라면 더욱 힘이 쎈 곳에 시장의 요구를 전달하고, 이를 관철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청와대가, 정부가 정한 정책을 장관이라는 이름으로 그대로 업계에 전달해주기만하는 '탑다운(top-down)'식의 일방적 소통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소상공인 업계 한 관계자는 "부모라고 하더라도 자식을 설득할 때는 분명한 논리와 근거가 있어야 한다"면서 "아무리 신념이 강하다고 해도 현장감 없는 사람이 정책을 만드는 것도 문제이거니와 현명한 장관이라면 밀어붙어야 할 정책과 현장이 갖고 있는 감정의 괴리를 최대한 좁힐 수 있도록 힘쓰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분위기를 인식한 듯 박 후보자도 이날 "굉장히 엄중한 시기이므로 겸허한 마음으로 중소기업인들, 벤처인들, 소상공인들의 진정한 친구이자 버팀목이 돼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차려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제조업 부활 절실, 찔끔찔끔 벤처정책은 한계
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소위 '삼라만상'을 관장하는 중기부에서 신경써야 할 일도 한 두가지가 아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기본으로 돌아가 제조업을 부활시키는 일이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혁신정책을 강력하게 내세우고 있지만 전통 제조업이나 뿌리산업 관련 정책은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제조업을 중심으로)기본이 돼야 4차 산업혁명도, 융합도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 철강, 자동차 등이 부진을 면치못하면서 기계, 금속 등 제조분야가 타격을 입고, 관련 2~3차 중소기업들이 고사될 위기에 처해있는 만큼 제조업의 기반을 다시 다지는 일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그나마 제조업과 관련해 현 정부가 스마트공장에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일부에선 이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정책 수혜를 입고 있는 스타트업이나 벤처도 할 말이 많다.
벤처업계 한 전문가는 "20년전 나온 벤처정책의 혁신성을 생각하면 지금 정책은 시장의 물꼬를 돌리는데 한계도 많고 확실하지 않다. 최근 나온 제2 벤처붐 대책도 부처간 조율 과정에서 많은 내용이 사라졌다"면서 "1순위인 규제 완화는 당연하고 세금제도를 더욱 혁신적으로 풀어줘야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들어 2년째 갈등을 겪고 있는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등도 소상공인 등을 관장하고 있는 중기부가 풀어야 할 난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