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증권사, 안건 찬성 100%
-사외이사, 평균 보수는 5000만원
지난해 주요 증권사들의 사외이사는 모든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며 '거수기 역할'에 그쳤다. 반면 그들이 한 해동안 챙겨간 보수는 평균 5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까지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낸 13개 증권사의 공시를 분석한 결과 증권사 사외이사의 평균 보수는 514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1인당 평균 지급액이 가장 높은 회사는 삼성증권으로 나타났다. 총 4명의 사외이사에게 평균 9042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다음으로 미래에셋대우(인당 평균지급액 6179만원), 유진투자증권(5900만원) 순이었다.
게다가 이들의 1년 연봉에서 이사회를 연 횟수를 나눈 회당 보수를 계산한 결과 사외이사가 회의 한 번에 챙긴 몫은 평균 514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사회가 보통 2시간 내외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 시급은 250만원 수준인 셈이다.
회당 보수가 가장 높은 증권사는 KTB투자증권으로 나타났다. KTB투자증권은 지난해 총 6번의 이사회를 개최했고, 사외이사들은 회의 당 880만원씩을 챙겨갔다는 계산이 나온다.
1인당 평균지급액이 가장 높았던 삼성증권은 지난해 총 14차례 이사회를 열어 회당 지급액은 646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고액 사외이사들이 모든 안건에 100% 찬성을 했다는 것이다. 13개 증권사 48명의 사외이사가 이사회에서 반대의견을 낸 안건은 0개다. 오히려 이사회의 절반 가까이를 빠진 사외이사도 있었다.
기업의 견제자가 돼야 할 사외이사가 여전히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사외이사가 은퇴한 인사들의 부업거리가 되거나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는 경우는 사외이사 제도 의미를 무색케한다"면서 "사외이사는 여러 분야 전문가를 영입하고, 합당한 보수를 주는 게 맞다"고 꼬집었다.
실제 13개 증권사가 올해 주총 안건에 올린 신임 사외이사의 이력을 살펴보면 관료 출신 인사가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이뤄져야 할 사외이사지만 실제로는 고위 관료출신 인사 모시기에 치중된 분위기다.
A증권사는 광주고등검찰청 차장검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고, B증권사는 과거 금융투자협회장 출신 인사와 조달청장 출신, 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 선임 안건으로 올렸다. 또 C증권사는 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을, D증권사는 방송국 사장 출신을 사외이사 후보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