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자소서·면접에 AI 도입…인재상·표절 여부 등 걸러
취준생 "AI는 학습 기반…지원자 잠재력까지 어떻게 보냐"
AI 면접 기술 파헤치기, 벌써 흥행…"인간보다 불공정"
"학습에 기반하는 존재가 지원자의 잠재력까지 어떻게 판단합니까. 준비할 게 산더미인데 더 신경 쓰게 만드네요."
상반기 기업 공개채용 시즌이 왔다. 특히 롯데는 채용 공정성·객관성 제고와 능력 중심 채용기조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공지능(AI)을 서류전형에 활용한다. AI를 적용해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분석해 기업 인재상에 부합하고 해당 직무에 적합한 지원자를 걸러낸다는 계획이다. 또 자소서 표절 여부도 짚어낸다.
기업의 'AI 감독 시스템' 도입은 점차 느는 추세다. SK C&C와 KB국민은행, 종근당, 한미약품, 기아자동차 등 사기업에 이어 공기업도 AI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BGF리테일의 경우 직무 에세이 심사에 AI를 설치했고 서민금융진흥원과 경동나비엔, 샘표식품 등은 면접에 AI를 적용해 필기시험 대상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그러나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는 기업의 공채 AI 도입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취업준비생 오재현(24)씨는 "채용 합격자가 회사에 적응하지 못해 빨리 퇴사하게 될 경우 기업 입장에선 손해이기 때문에 오래 있을 사람 뽑으려고 (기업이) AI를 도입하는 것 같다"면서도 "학습에 기반하는 AI가 자소서나 면접을 보면 잠재력까지 어떻게 알겠느냐"고 하소연했다. AI가 표절 여부 등은 판별할 수 있어도 지원자의 진정성까지 알 수 있겠냐는 제언이다.
오씨는 "인간 면접관의 경우 주관이 개입하거나 반영될 수밖에 없지만, 지원자의 패기 등을 보고 채용할 수 있지 않느냐"며 "AI 감독이 얼마나 좋은 인재를 채용할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기업 인사·채용 관계자 사이에서도 의견은 분분하다.
채용에 AI를 도입하지 않은 한 기업 인사부서 관계자는 "인간 면접관이 나설 경우 주관이 들어가거나, 거짓 자소서를 걸내기가 어려워 공정한 채용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AI 감독이) 더 공정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AI라는 점을 악용한 기업별 자소서 양성 AI가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인간이 만든 기술은 인간이 언제나 악용 가능하기 때문에 AI 도입이 실용적일지는 의문"이라고 제언했다.
실제 시중에는 AI 면접 합격기술 내용을 담은 책자가 출판돼 눈길을 끈다. AI 면접을 시작하기 전 지원자가 점검해야 할 점이나 유형별 개념설명, 문제풀이 등 세밀한 부분까지 다뤘다.
한편 취준생의 기업 입사지원 수는 평균 15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습에 기반하는 AI가 채용에도 개입하면서 취준생 고충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