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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동차

르노삼성, 부산공장 '제 2의 군산공장 되나'…"위기 본격화될 가능성 높아"

르노삼성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작업이 멈춰있는 부산공장 모습.



극심한 노사갈등을 빚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올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업계에서는 르노삼성 노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지난해 한국지엠(GM) 군산공장 폐쇄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0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8일 늦은 밤까지 20차 임단협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그동안 노사가 첨예한 갈등을 빚은 '기본급 인상'과 '작업환경 개선'을 두고 여전히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결국 지난해 시작된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이어가는 르노삼성 노사가 르노그룹이 요청한 협상 시한(8일)을 넘기며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노사간 추가 협상이 진행될 전망이지만 부산공장의 가동률을 책임지는 닛산 로그의 후속 물량 배정은 사실상 물 건너간 셈이다.

앞서 노조는 기본급을 10만667원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사측은 신차 배정을 앞둔 상황이라는 이유로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대신 회사 측은 성과격려금 300만원과 기본급 유지 보상금 100만원 등 총 1400만원 규모의 일시금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회사 측은 지난 7일 일시금 지급 규모를 1500만원으로 늘리고 근무강도 개선을 위한 인력 충원 및 설비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1차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사측은 '2차 수정안'으로 1720만원 규모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불발됐다.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물론 협력사 및 지역사회로의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 간 불협화음이 국내 자동차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업계 예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환 배치, 인원 투입 등 현재 협의로 돼 있는 인사경영권을 노조 합의로 전환하는 것은 부산공장의 우수한 글로벌 경쟁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며 "경쟁력 저하는 물론 향후 부산공장의 고용 안정성까지 위협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르노그룹 본사가 수천억의 배당금을 챙겨가면서도 직원들에게는 혜택을 주지 않는다며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기본급 인상 등 고정비가 인상될 경우 글로벌 경쟁력이 하락해 부산공장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닛산 로그의 후속 물량 배정 절차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부산공장 생산직의 2017년 평균임금은 7800만원으로, 로그 후속 물량을 놓고 경쟁하는 일본 닛산 규슈공장보다 20% 이상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낮은 고정비로 인해 생산성 역시 5%가량 일본이 높은 상황이다.

일본의 경우 근로자의 평균 연령이 낮아짐에 따라 임금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또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아웃소싱을 활성화하면서 경쟁력을 갖췄으나 한국은 정반대의 상황에 놓였다. 부산공장은 고임금 노동자의 비중이 높다.

르노삼성이 닛산 로그의 후속 생산 무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대대적인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로그의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르노삼성의 전체 4년간 생산 물량(92만8870대) 중 로그 생산량은 52.1%인 48만4351대에 달했다. 지난해는 전체 생산물량(21만5809대) 중 10만7262대, 2017년엔 26만4037대 중 12만2542대였다. 후속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 가동률 저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안정적인 공장 가동을 위해 필요한 부산공장의 연간 최소 생산 규모는 20만대 가량이다. 하지만 주력 모델의 노후화와 신차 부재 등으로 인해 갈수록 내수 판매가 악화하면서 수출 의존도가 커진 상황이다. 내수 물량으로만 이를 해소할 수 없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10.1% 감소한 9만369대였다. 10만대도 넘기지 못하면서 국내 5개 완성차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처럼 기업 경영여건이 악화될 경우 한국지엠이나 국내 기업처럼 결국 인적·물적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노조가 주장하는 연봉이나 근로환경 개선 등은 회사가 안정적인 시기에 주장해야 하는 사한인 만큼 현재 상황에서는 금기해야할 상식적인 상황"이라며 "르노삼성의 위기는 이제 본격화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최악의 구조고 가는 상황에서도 '회사는 망해도 노조는 영원하다'라는 착각에서 탈피해 진정한 상생 개념이 무엇인지 생각할 때"라고 덧붙였다.

한편 르노삼성 노조는 이번 임단협 협상 중 부산공장에서 총 160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으며 (2018년10월4일부터 2019년2월28일까지 42차례), 이로 인한 손실 금액은 총 1780억원이다. 르노삼성 협력업체들 또한 본격적인 파업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이후 예상치 못 한 휴업과 단축근무가 지속되면서 인력 이탈과 함께 약 11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 물량

연도 = 전체 생산대수 = 로그 생산대수

2014 = 12만2138대 = 2만 6468대

2015 = 20만5059대 = 11만 7565대

2016 = 24만3965대 = 13만6982대

2017 = 26만4037대 = 12만2542대

2018 = 21만5809대 = 10만7262대

2019(2월누적) = 2만4145대 = 1만3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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