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분산·전자투표 확산에도 정족수 미달 우려 '여전'
-한진vsKCGI·현대차vs엘리엇 대결
올해 주주총회 시즌의 막이 올랐다. 특정일에 주총이 몰리는 '슈퍼 주총데이'는 다소 완화됐으나 기업들의 의결권 확보는 여전히 비상이다. 더욱이 올해는 주주행동주의 펀드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어 '주총 대란'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번주(11~15일)에만 총 119곳의 상장사가 주총을 개최한다. 주요 기업으로는 LG전자, 포스코, 기아차, 신세계 등이다.
◆ 주총 분산은 GOOD, 의결권 확보는 BAD
예탁원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주총일이 확정된 1619개사 중 313개사가 오는 22일, 307개사가 29일, 239개사가 27일 각각 주총을 개최한다. 3일 동안에만 상장사의 53.1%가 주총을 개최하는 셈이다.
하지만 주총 집중도는 매년 완화되고 있다. 2017년 70.6%에서 2018년 60.3%로 낮아진 뒤 올해는 50% 대 수준으로 대폭 낮아졌다.
이는 한국상장사협의회·코스닥협회 등이 진행하는 '주주총회 분산 자율준수 프로그램'의 성과로 보인다.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한 기업 수는 현재까지 847개사(전체 12월 결산법인 2011개사 중 42.1%)로 작년의 758개사(39.1%)를 이미 넘어섰다.
2017년 말 섀도보팅 폐지로 인한 기업들의 의결 정족수 확보는 여전히 '비상' 상태다. 섀도보팅은 정족수 미달로 주총이 무산되지 않도록 불참한 주주의 의결권을 한국예탁결제원이 대신 행사하는 제도다. 작년 주총 시즌에는 56개 상장사가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감사를 선임하지 못한 바 있다.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1928개 상장사의 지분 구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54개(8.2%)사가 정족수 미달로 감사·감사위원 선임안건을 통과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또 이사 선임, 재무제표 승인 등 다른 보통결의 안건의 경우 408개사(21.2%)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에 미달해 부결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금융투자협회 등은 의결권 확보가 어려운 기업들을 집중지원 대상으로 선정, 증권사를 통해 주주에게 연락하는 등 주총 운영을 지원할 계획이다.
◆ 요주의 기업, 주총 결과는?
올해 주총에서는 주주 행동주의(주주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활동)의 공격과 이를 방어하는 대기업 오너·경영진의 표싸움이 눈길을 끈다.
최대 격전지는 오는 27일에 열리는 대한항공, 한진의 주총이다.
행동주의 펀드 KCGI는 한진칼에 대해 감사·이사 선임 및 이사 보수한도 제한 등의 안건을 제안했으며, 한진그룹 회장인 조양호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의 이사 연임에도 반대하고 있다.
KCGI는 최근 한진칼 지분을 12.01%, 한진 지분을 10.17%까지 각각 늘리는 한편 조 회장이 한진칼 지분 3.8%를 차명 소유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전방위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반면 한진그룹은 지배구조 개선·배당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조 회장이 한진칼·한진·대한항공 3사 외 나머지 계열사의 임원직을 내려놓기로 하는 등 주주들의 표심을 잡으려 애쓰고 있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의 2대주주(지분율 11.56%)이자 한진칼의 3대 주주(지분 7.34%)인 국민연금의 표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가 관건이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경영 참여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지만, '이사 연임 반대'는 경영 참여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주총에서 조 회장의 이사 연임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은 있다.
이사 선임은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해 국민연금이 22%가량의 동조 지분을 확보하고 반대표를 던지면 조 회장 연임을 저지할 수 있다.
또 22일 열리는 현대차 주총 역시 큰 관심사다.
현재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은 현대차·현대모비스에 8조3000억 규모의 고배당을 요구하고 있다. 또 그들이 정한 사외이사를 영입할 것을 요구하며 압박에 나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