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자산운용사도 적극적인 주주 활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두 회사의 주주 활동이 눈에 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를 결정할 때 운용사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과 활동 여부가 고려 대상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의결권 행사에 소극적이던 자산운용사가 투자한 상장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배당이나 경영 개선을 요구하는 등 주주권 행사에 적극적인 사례가 나오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현재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를 공표한 국내 기관투자자는 총 79곳으로 이 가운데 자산운용사는 29곳, 사모펀드(PEF) 운용사는 28곳이다.
◆ KB자산운용, 주주 활동 쾌거
KB자산운용은 주주 관여 활동을 강력하게 추진하며 굵직한 성공사례를 남겼다. 지난 18일 소송전으로까지 번졌던 골프존의 브랜드로열티율 인하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2월 골프존을 대상으로 주주 관여 활동 서한을 보냈다. 골프존과 지주사 사이에 자금흐름을 분석한 결과 골프존이 기타비용으로 지주사에 3년간 연평균 140억원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이는 골프존 전체 기타비용의 절반에 해당하며,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배당금(연 30억원)의 4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KB자산운용은 1년여 기간 동안 끈질기게 로열티 인하를 요구했다. 결국 골프존은 지난 15일 공개적 답변서를 통해 브랜드로열티율을 기준 3.3%에서 3%로 낮추고 골프존과 지주사 간의 자금 거래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KB자산운용은 광주신세계의 배당금 총액을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리는 데도 성공했다.
광주신세계는 지난 1월 31일 2018년 보통주 1주당 300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48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 미래에셋자산운용, 신설팀 설립
KB자산운용에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주주 관여 활동에 적극적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스튜어드십코드팀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 팀은 주총 안건 중 사내이사, 사외이사 및 감사 관련 안건에 대해 엄격하게 우선시한다.
김우성 미래에셋자산운용 스튜어드십 코드팀 팀장은 "당사뿐만 아니라, 현재 한국 시장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보는 요소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 G(지배구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스튜어드십코드 제정 및 의결권 행사에 있어서 제3의 전문 자문기관의 도움을 받았고 나아가 운용팀, 주식리서치팀 그리고 법무실 등의 협업도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18일 서한을 통해 태평양 물산의 시가총액이 감소한 원인으로 부실한 재무제표를 지목하고, 태평양물산의 부채비율을 감소시킬 수 있는 실행 방안으로 본사 사옥 및 유휴자산을 매각하고 재임대하는 방안을 요구했다.
하지만 태평양물산은 19일 "이에 대한 손익효과가 그다지 높지 않다"고 밝히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장기적으로 기업과의 관계를 가져간다는 입장이다. 김우성 팀장은 "기업이 투자자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단 점을 고려해 '기업 친화적인 스튜어드십코드'를 명문화하면서 기업 입장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