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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제약/의료/건강

[새벽을 여는 사람들]조이랜드 마재영 대표

조이랜드 마재영 대표(왼쪽)과 튜터 이명아씨



상대가 말을 걸어왔다. 한국말이 아닌 영어다. 어색한 웃음이 먼저 나온다. 어쩔줄 몰라하다, 수줍게 짧은 인사 한마디를 건냈다. 그의 얼굴에 반가운 웃음이 어린다. 기억 속에 잠자던 단어들을 꺼내 조금씩 대화를 이어간다. 움츠러들었던 마음이 점점 펴지고, 긴장이 사라진 자리에 즐거움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영어를 배워야 대화를 할 수 있단 생각을 버려야해요. 대화를 해야 영어를 배울 수 있는거예요." 마재영 조이랜드 대표(사진)가 말했다.

조이랜드 카페 전경



조이랜드 카페전경



◆"영어, 일단 막 내뱉어라"

서울 당산동에 1호점을 연 잉글리시 카페 '조이랜드'를 찾았다. 유럽 뒷골목, 어느 작은 카페에서 만난 현지인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는'꿈같은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곳'. 조이랜드의 첫 느낌은 그랬다.

"언어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즐거운' 과정, 생각을 공유하는 '즐거운' 수단이 돼야한다고 생각했어요." 마대표가 사명으로 '조이(JOY)'를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스스로를 어학사업이 아닌 문화사업을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영어는 점수와 등급에 치중한 '학문'이 아닌 마음을 나누고, 생각을 공유하는 '문화'이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생경했다. 조이랜드를 단순히 카페 형태의 영어 학원이라고 여겼던 마음이 부끄러워졌다.

"영어는 수단일 뿐, 절대로 결과가 되어서는 안돼요.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다보면 영어는 자연스럽게 나오는거죠."

조이랜드는 배우는 곳이 아니라 나누는 곳이다. 그것도 아주 즐겁게.

"대화에 필요한 기본적인 표현들은 먼저 가르쳐드려요. 대체로 최대 4명 안에서 영어로 대화가 이루어지죠. 튜터들은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도록 이끌어주기만 해요. 지켜보면서 각자 어려워하는 표현들을 정리한 피드백지를 나중에 제공하죠."

조이랜드가 가장 돕고 싶은 사람들은 고등교육을 받은 영어 초보자다. 쓰고 읽는건 되는데 말은 도저히 안된다고 토로하는 사람들. 대부분의 한국인이 그렇지 않을까 싶었다.

모든 것은 스스로의 경험에서 시작됐다.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한국을 떠났다.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기에 늦은 나이라는 15살이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말이 터졌다. 그는 자신이 공부에 관심이 없는 '노는 아이'였던 것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영어를 한마디도 못했지만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싶었어요. 그래서 말을 걸었죠. 놀기 위해 대화를 해야했고, 그래서 영어를 하게 됐어요. 말을 잘하고 싶다면, 언어가 학습이라는 관념을 먼저 깨야해요.

마 대표는 조이랜드를 찾는 고객들에 '일단 막 던져라'라고 조언한다. "문법을 따지지 말고, 고민하지 말고 우선 내뱉어라. 그렇게 던지다보면 심리적인 장벽이 사라질 것이다."

◆"괜찮아"라고 말하는 세상

스무살 무렵,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 몇 년간 땅 속으로 파고드는 것 같았던, 끝없이 무기력한 기분을 아직 기억한다고 했다.

캐나다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에 돌아와 무작정 군에 입대한 것도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서였다. 대학을 마치고 직장도 잡았을 무렵이었다. 한국인으로 국적 전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예비국적자 신분으로 입대했다.

"후회하지 않았냐고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당연히 후회했어요(웃음). 그런데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정말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제대하던 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하철 옆자리에 앉은 친구를 우연히 만났다. 우울증과 같이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을 돕는, 스텔라 재단을 운영하고 있던 친구였다. 그 때부터 그의 삶은 바뀌기 시작했다. "마음이 아픈 많은 사람들을 돕다보니 역설적으로 내가 치유되는 신기한 경험을 했어요. 돕는다는게 이렇게 멋진 일이구나 깨달았죠."

마 대표는 지난 2017년, 휠체어를 타고 800km 산티아고 순례길을 38일간 달렸다. 신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마음도 느껴보고 싶어 스스로 기획한 일이다.

"우울증 겪으면서 남자처럼 이겨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겪어보지 않으면 몰라요. 신체 장애도 감히 힘들다고 얘기하지만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이해 못할 고통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38일의 경험을 담아 '산티아고 프로젝트'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했고, 그 과정에서 조이랜드의 발판이 되는 사람들을 만났다.

조이랜드는 그의 두번째 프로젝트일 뿐,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너무 많다.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사회 곳곳에 너무 많으니까. 인류애 처럼 거창한 건 아니예요. 작은 일이지만 나도 좋고, 남들도 좋고, 사회에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은거죠. 영어를 즐겁고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것처럼요."

거창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손사레 치는 그에게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냐고 물었다. '괜찮아'라고 말해줄 수 있는 세상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혼족, 혼밥, 혼영과 같은 트렌드가 생기는게 안타까워요. 행복은 더불어 사는데서 나와요. 그래서 즐겁게 나눌 수 있는 밝은 공간을 더 많이 만들고 활성화 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누구에게나 '괜찮아' 한마디가 필요한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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