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이 '황금노선'으로 불리는 몽골 노선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번 몽골 노선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이번달 인천~울란바토르(몽골) 노선 운수권을 항공사 1곳에 추가로 배분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달 16~17일 서울에서 몽골과 항공정상회담을 열고 복수 항공사 취항을 전제로 몽골 노선 취항을 기존 주 6회에서 9회로 늘리는데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진에어 등 대한항공 계열을 제외한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이 해당 노선 운수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韓~몽골 황금노선 놓고 치열한 경쟁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은 30여 년간 대한항공이 독점해왔다. 6~8월 성수기 탑승률은 90% 가까이 되고, 운임도 100만원에 육박하면서 '황금노선'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해당 노선은 운항거리(1975㎞)가 비슷한 홍콩과 비교해도 항공료가 두 배 가량 높고, 다른 노선들 보다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몽골간 항공수요는 지난 2018년 약 33만명 수준으로 연 평균 11% 증가했고, 최근에는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동남아 노선 대신 몽골을 선호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몽골은 세계관광기구(UNWTO)가 선정한 2019년 떠오르는 여행지 1위에 올라 항공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해당 노선에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현재 계열사인 에어부산이 김해~울란바토르 노선을 운용해왔다는 점에서 아시아나항공이 노선을 확보하는건 쉽지 않다. 다만 새롭게 추가되는 운수권은 주간 약 830석(주 3회 기준)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대형 항공기의 투입도 필요하다.
이번 몽골 노선은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가운데 한 곳이 맡을 가능성이 높으며 LCC 업체가 운수권을 쥐게 되면 가격 인하 경쟁을 통한 소비자 편익이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항공 취득 가능성 높아
LCC 업체간 몽골 노선 운수권을 놓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우선 에어부산은 부산~울란바토르 노선이 주 2회에서 주 3회로 늘어나면서 기존 2회에서 1회를 추가로 편성받게 되면서 인천 노선은 제외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금호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도 독과점 논란으로 운수권을 확보하기 부담스러운 상태다.
그렇다면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으로 좁혀진다.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가장 오래되고, 노선(67개)이 많다는 장점은 물론 안정성과 운항능력에서 검증받은 항공사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가장 높다. 또 과거 청주와 대구~울란바토르 노선의 부정기편(전세기)을 운항한 경험이 있다.
제주항공과 함께 몽골 노선에 공을 들이고 있는 티웨이항공은 몽골 노선 부정기 경험이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 지난 3년 이내 자기자본이 잠식된 상태라 기본 점수만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2년 동안 16차례 몽골노선 부정기 운항을 진행, 청주~울란바토르 노선을 운항하며 경험을 쌓았다. 이스타항공도 몽골 노선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한편 부산~울란바토르 노선(부정기편)을 운항 중인 에어부산은 지난달 27일 운수권 배분을 앞두고 마지막 점수따기에 들어갔다. 몽골 근로자 가족을 한국에 초청해 상봉 기회를 준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내달(3월) 인천~울란바토르를 운항하는 제2국적항공사가 탄생할 것"이라며 "LCC가 운수권을 배분 받게 되면 몽골 여행의 문턱도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