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3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손진영기자 son@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3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금융투자협회 기자간담회'에서 "거래세 폐지, 자본이득세 도입 등 자본시장 세제 선진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오는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제출될 세제개편안에 증권거래세 완화, 자본이득세로의 전환 등 관련 내용이 포함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의 건의안을 다듬고 있다"면서 계속해서 국회, 세제당국을 설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증권거래세 개편 검토' 발언에 대해 "세제실에서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를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펀드를 비롯한 금융상품의 손해와 이익을 통합적으로 계산해 세금을 매기는 손익통산, 손실에 대한 이월공제 등 과세체계 선진화 방안에도 방점을 찍었다.
현재 미국 등 자본시장 선진국은 펀드의 손익통산 시스템이 도입돼 있다. 예를 들어 A펀드에서 20의 손실이 나고, B펀드에서 20만큼 이익이 나면 손익통산을 통해 세금은 0원이 된다. 하지만 국내 자본시장법 아래에서는 20의 이익에 대해서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러한 과세체계 선진화를 통해 공모펀드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게 권 회장의 생각이다.
권 회장은 "한국의 공모펀드 시장은 미국, 호주와 비교해 상당히 약하다"면서 "일반 대중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공모펀드에 과세체계가 바로 서야 투자 활성화가 이뤄지고, 개인 자산형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협회는 '자산운용산업 비전2030'(가칭) 수립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달 발표될 비전 보고서에는 자산운용업 관련 규제, 펀드 손익통산, 자기자본 확대, 펀드 판매 프로세스 개선 등이 담길 계획이다.
권 회장은 "운용사가 연기금과 동반 성장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내달 업무협약을 맺을 예정이며 운용사와 공사가 함께 해외투자에 나서는 프로젝트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권 회장은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 디폴트 옵션(자동투자제도) 도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권 회장은 "기금형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 대표와 경영진이 함께 기금운영위원회를 만들고 거기에 참여해서 자신의 퇴직금의 미래를 결정하는 구조다"라면서 "근로자 노후대비를 위해서 기금형퇴직연금제도 도입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우리보다 퇴직연금이 선진화된 나라를 보면 디폴트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며 "디폴트 역시 차제에 깊이 검토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의 디지털혁신 고도화 작업도 계속해서 추진되고 있다. 향후 로보어드바이저 등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디지털 ID 도입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비대면 계좌개설이 많이 간편해져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부가적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고객 정보를 담은 디지털 ID를 통해 보다 간단하게 본인인증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남은 임기동안 자본시장 혁신과제의 지속적인 추진을 약속했다. 4개 부문 12개 과제가 담겨있는 자본시장 혁신과제 중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게 권 회장의 설명이다.
권 회장은 "현재 금융위원회, 협회회원사, 협외담당자, 연구기관 등이 14개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관련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면서 "1분기 내 관련 시행령을 통과시키고, 2분기 내 입법까지 완료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