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감사시간제가 주식시장 시가총액을 16조원 높일 수도 있다."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인삿말을 하고 있다./한공회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오는 11월 표준감사시간제 도입을 앞두고 기업들이 회계감사 비용 증가를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 "회계 투명성 제고는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 현상을 해소시킬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회계 투명성이 낮아 기업 주가도 많이 떨어져 있다"면서 "국내 상장사 시가총액이 1600조원임을 감안했을 때 주가가 1%만 높아져도 16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 기업들의 낮은 회계 신뢰도 때문에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피(fee)보증을 두 배로 내야하는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알게 모르게 기업들의 비용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표준감사시간제 도입이 기업의 회계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부정적 시각에 대한 최 회장의 답이다.
아울러 최 회장은 "상장법인의 감사보고서 비용이 약 3000억원인데 감사보수가 100% 늘어나도 3000억원이 느는 것"이라면서 주가 상승효과가 감사비 증가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공회는 감사인이 투입해야 할 '표준감사시간 제정안'을 한공회 홈페이지에 공고하고 내달 초까지 의견조회를 실시하고 있다. 오는 6월 15일까지 기업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는 의지다.
최 회장은 "최종안이 기업, 정보이용자 입장에서 최대한 받아들여지도록 할 것"이라며 "회계투명성 확보라는 기준 아래서 최대한 우리가 양보할 수 있는 것은 양보하면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갈 것"이라고 말했다.
표준감사시간제가 최초안에서 '최소시간'의 개념이 빠지면서 처음보다 맥이 빠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제도의 미비점을 장인의 우수성으로 극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 회장은 "제도를 아무리 엄격하게 짜놓아도 플레이어들이 합의를 못하면 의미가 없다"면서 "합의만 이뤄지면 최소시간, 평균 등을 규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올 11월부터 시행되는 감사인등록제에 대비하기 위해 중소 회계법인간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감사인 등록제는 일정 기준을 충족한 회계법인에 한해 주권상장법인의 외부감사 업무를 맡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최 회장은 "회계법인의 대형화 바람이 불 것"이라면서 "신 외감법이 감사실패에 대한 책임을 대폭 강화한 만큼 그 리스크를 감당하려면 회계법인의 규모도 커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감사인지정제는 세계적 흐름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한국은 지난해 외감법 개정을 통해 기존 자율수임제에서 6년 연속 감사인을 자유 선임하고 이후 3년간은 증권선물위원회가 지정하는 감사인으로 부터 감사를 받는 감사인지정제로 제도를 변경했다.
최 회장은 "지금 유럽과 미국에서는 기업의 감사인 독립성 문제로 감사인 지정에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한국은 대우조선해양 등 대규모 회계문제, 투명성 제고를 위해 나온 화두지만 회계 개혁이 대단히 앞서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