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문을 연 SK하이닉스 M15 공장. 4분기 비용 증가 요인으로 꼽혔다.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지난 해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4분기에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시장 위기를 실감케 한 것. 게다가 올해 상반기까지도 침체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SK하이닉스의 위기 극복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SK하이닉스는 24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2018년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연간 기준 매출액 40조4451억원에 영업이익 20조8438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기준으로는 매출액 9조9381억원에 영업이익 4조4301억원을 기록했다.
◆우려 씻은 '쇼크'
SK하이닉스는 2018년 연간실적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56%나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15조5400억원으로 전년보다 46%나 늘었다.
당초 우려가 컸던 4분기 실적도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전년보다 영업익은 1% 감소하는데 멈췄고, 매출액은 10%, 당기순이익은 6% 오히려 증가했다. 분기 역대 최대 성적을 기록한 지난 분기보다는 영업이익 32%, 매출액 13% 적었을 뿐이다. 4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임을 감안했을 때 양호한 수치다.
출하량도 전분기 대비 낸드플래시가 10% 더 많아졌고, D램도 2% 감소에 그쳤다. 평균판매가격이 각각 11%, 21% 떨어졌다.
회사 측은 4분기 실적 부진이 1회성 비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0월 초 M15 공장 오픈과 추가 인건비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같은 비용을 빼면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가(5조원 수준)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기는 현실화
그럼에도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시장이 침체기에 빠졌다는 분석에는 뜻을 같이 했다. 4분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하이엔드 스마트폰 감소로 메모리 수요가 줄면서 출하량이 예상보다 적었고, 재고량도 지난해 말 D램이 3주 중반대, 낸드가 9주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시장도 녹록지 않다고 평가했다. 서버업체들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면서 데이터센터 투자가 줄고, 하이엔드 스마트폰 출고도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공급도 증가하면서 D램과 낸드 출하량은 10%대 감소세가 지속된다고 추정했다.
하반기부터는 얼어붙은 시장이 다시 풀릴 수 있다고 봤다. 서버업체 재고가 정상화하고 신형 CPU출시와 중저가 모바일 고사양화로 수요가 다시 상승세를 되찾는다는 것이다. 낸드 가격 하락에 따른 고용량 선호 현상도 호재로 낙관했다.
그러나 확신을 하지는 못했다. 시장 변화가 빨라지면서 예측도 어려워졌기 때문. 이같은 우려에 SK하이닉스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거듭 전했다.
◆'선택과 집중'으로 위기 넘나
아울러 SK하이닉스는 시장 침체에 따른 대책으로 투자 축소를 공식화했다. 2018년 약 17조원을 투자했던 것과 달리, 올해에는 장비투자 금액을 40% 가량 줄이는 등 방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연구개발(R&D)과 신규 공장 투자만은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선택과 집중'도 위기를 돌파하는 주요 전략으로 내세웠다.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한다는 의미다. D램 부문에서는 높아진 고용량 수요에 따라 고용량 제품 대응력을 높이고 1x나노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낸드에서는 72단 기반 고용량 솔루션에 집중하는 가운데, 96단 4D 제품 양산을 최적화해 운영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주력키로 했다.
일반 제품군에서는 수율을 높이는데 주력한다. 투자를 줄이면서 생산 능력(케파)을 늘리기보다는 효율을 제고해 생산성을 높이고 수익을 이어가겠다는 설명이다.
감산 계획도 없다고 SK하이닉스는 밝혔다. 대신 재고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손익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겠지만 중장기 측면에서 선도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택이라고도 언급했다. '치킨게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