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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전기/전자

휘청이는 재계, 정치 공세까지 이중고 빠져



국내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엔진'으로 불리던 반도체 산업 침체기가 본격화된 데다,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로 4분기 '어닝 쇼크'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기업 오너들에 대한 압박이 계속 되고 있으며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법안발의와 규제를 끊임 없이 내놓으며 경영활동을 위축시키고 있어 국내 경제에 '불확실성'이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쇼크' 빠진 산업계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 8일 발표한 4분기 잠정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해 산업계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반도체였다.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나쁜 성적을 발표한 것. 이미 전문가들은 반도체 시장 하락을 점쳐왔지만 예상치보다 절반 가까이 낮은 결과에 급하게 목표 주가를 낮추기도 했다.

가전 산업도 된서리를 맞았다. LG전자가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영업이익을 발표하면서 충격을 안겨줬다. 원인은 무역 분쟁으로 인한 불안 심리와 신흥시장 경기 둔화 등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당초 기대처럼 올해 가전 산업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게된 상황이다.

IT 시장은 이미 초토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애플도 모바일 사업 비중을 줄여나갈 정도다. 올해 5G와 폴더블폰 등 신형 제품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지만, 실제 실적을 올리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위기'의 현실화

위기는 현실로 다가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달 우리나라 수출액은 전년 대비 1.2% 줄어든 484억6000만달러였다. 반도체 수출이 8.3%나 줄어든 영향이다.

앞으로 상황은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까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20~30%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중간 무역분쟁이 끝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도 마무리될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기업 투자도 주춤하다.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연구·개발(R&D) 투자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LG그룹은 지난해보다 연구개발 비용을 소폭 줄인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그나마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복귀하면서 다시 투자를 늘리는데 성공했다.

고용률 감소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해 실업률은 3.8%로 또 다시 0.1%p 상승했다. 실업자도 107만3000명으로 4.8% 증가했다. 전년 증가율(1.4%)보다 가팔라졌다. 경제활동을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도 1628만7000명으로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신규 채용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재계가 지난 해 비정규직을 대거 직접 고용하면서 고용 인력도 크게 늘어났기 때문. 당장 재계가 신규채용을 줄이기는 어렵겠지만, 올해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경우에는 채용 축소도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규제·정치공작까지 이중고

기업들은 내부에서도 힘겨운 싸움을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올해에도 지배구조개편과 일감몰아주기 등과 관련해 강력한 규제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현대자동차그룹과 LG그룹 등이 바쁘게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금산분리 압박은 삼성을 끈질기게 괴롭히고 있다. 보험사가 계열사 지분을 3% 이내로만 보유하도록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 만약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보유중인 삼성전자 주식 7.92%를 처리해야만 한다. 자칫 삼성전자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

특히 정치적 공세는 삼성을 끈질기게 위기로 내모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무리하게 '분식회계'로 규정하고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대외적인 신뢰도 훼손은 물론, 국내 바이오산업을 주춤하게 했다.

정의당은 8일 이재용 부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하기까지 했다. 2013년 삼성물산에 자택 공사 비용을 대납케 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삼성물산에 따르면 해당 공사는 공사 하자에 대한 보수공사로, 이 부회장과의 계약에 따른 정당한 절차였다. 실제 자택 공사 비용은 이 부회장이 결제했으며, 일반적인 일이라고 삼성물산은 덧붙였다.

앞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지난 3일 대한상의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기업인들의 노력에 감사를 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무리하게 재계를 압박한 셈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재계를 공격해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에 지나치게 휩쓸리는 경향이 있다"며 "경제 위기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정부가 중심을 잘 잡지 못하면 자칫 4차산업혁명에서 후진국으로 밀려나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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