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하반기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기조연설중인 CJ CGV 최병환 대표이사/ CJ CGV
"국내외적으로 영화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과거 영화계의 성수기라하면 여름과 겨울 휴가시즌과 연휴였는데, 이제는 성수기에 극장과 극장이 경쟁하는 시대가 아니라 극장이 해외여행과 경쟁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또 VOD와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over the top)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영화 관람 패턴까지 바꿔놓았습니다. 이 자리는 '어떻게하면 고객을 스크린 앞으로 모이게 할지' 함께 고민해보기 위해 마련됐습니다."(CGV 최병환 대표이사)
CJ CGV는 6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CGV 최병환 대표이사와 이승원 마케팅 담당이 참여한 가운데, '2018 하반기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을 열고 올해 한국영화산업을 결산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CGV 이승원 마케팅 담당은 '2018년 영화산업 결산 및 2019년 전망'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올 한해 시장 트렌드를 정리했다.
CGV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올해 전국 관람객은 11월 말 기준 누적 약 1억9400만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99%수준이다. 이 추세라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줄어든 수준에서 올 한해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한국영화와 외국영화가 팽팽히 맞선 가운데 한국영화가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일 전망이다. 11월까지 한국영화 비중은 51%로 외화를 앞섰다.
외화는 프랜차이즈 영화의 강세 현상이 두드러졌다. 100만 이상 영화 중 프랜차이즈 영화 비중은 62%로 지난해 50% 대비 12% 포인트 높아졌다.
이 마케팅담당은 "하반기 가장 아픈 손가락을 꼽자면, 과거에는 성수기였던 추석시즌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역대 100억원 이상 영화가 가장 많이 개봉했음에도 추석에 관람객 수는 전년대비 76.2%에 머물렀다.
"추석 시장을 분석해보니, 2030 고객의 이탈 현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2030대가 먼저 영화를 보고, 입소문이 나면서 가족 관람객이 따라 붙는 모양세였는데, 2030대가 전년대비 64%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추석 시즌에 극장을 찾지 않은 고객들도 상당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 마케팅담당은 이러한 이탈 현상이 불거진 이유에 대해 특정 시기에 대작영화가 몰려 개봉하는 점을 지적했다. 최근 1년만 놓고 봐도 큰 규모의 영화들이 한꺼번에 개봉했음을 알 수 있다.
2018 하반기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발표중인 CJ CGV 이승원 마케팅담당/CJ CGV
특히 2030대 관객 확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마케팅담당은 "20대 관객은 영화 산업에 있어 근간이 되는 핵심고객이다. 지난해 포럼에서 젊은층의 이탈로 장르의 신선함, 소재의 특별함 그리고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는데 올해 한국영화에 이러한 시도들이 실행됨을 볼 수 있어 고무적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영화는 다양한 장르와 새로운 소재를 무기로 관객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영화 '신과 함께'는 1,2편 모두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한국형 프랜차이즈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 개성 강한 영화 '독전' '마녀' '곤지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이 사랑받았다.
2030대가 몰린 영화는 '보헤미안랩소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이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경우 마이너리티 영화임에도 매주 관람객이 늘어난 영화로 자리했다. 객석률은 싱어롱 상영관이 주말 80.2%, 스크린엑스가 61.3%를 차지했다. 단순히 영화로만 본 것이 아니라 극장에 가서 2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콘텐츠였기에 가능한 것으로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17년만에 4DX 버전으로 재개봉돼 26만명을 넘게 동원, 역대 재개봉 영화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추억이 있는 20대와 입소문을 듣고 방문한 10대들이 흥행을 주도했다.
이 마케팅담당은 "팬덤 작품을 일궈낸 바탕에는 싱어롱상영관, 4DX, 스크린X 등 최적의 관람 환격을 제공한 토종 상영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2019년 영화시장을 전망하면서 긍정적인 시그널은 '헤비유저(연 14회 이상 방문) 증가'와 '워라밸 문화 확산'이다.
올해 CGV 회원만 놓고 봤을 때 헤비 유저는 27%가 넘었다. 이 담당은 "시장 성장의 발판에는 헤비 유저가 있다. 내년 기대작들이 예상대로의 성과를 내준다면 관람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올해부터 시행된 주52시간 근무가 관람객 증가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주 52시간 근무제가 정착된 10월 이후부터는 주중 저녁시간 관람객 비중이 2017년 24.3%에서 2018년 26.8%로 2.5% 포인트 증가했다. CGV는 '칼퇴 기원 챌린지'를 비롯한 다양한 저녁 고객 프로그램을 만들 방침이다.
끝으로 영화시장 상생을 위한 일환으로 'CGV 리서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영화 배급사나 관계자들이 트렌드나 작품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명확한 답변을 해주고, 모든 작품을 컨설팅한다는 자세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