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전날 밤 미국 뉴욕지수 급락 소식에 동반 하락했다. 미국의 중장기 국채금리가 단기 국채금리보다 낮아지는 역전현상이 발생하면서 경기가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5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3.04포인트(0.62%) 내린 2101.31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개인과 기관은 각각 814억원, 931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지만 외국인 홀로 197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SK텔레콤(1.44%)과 NAVER(1.21%)를 제외하곤 모두 하락 혹은 보합세를 유지했다.
코스닥 역시 전일 대비 7.51포인트(1.06%) 내린 701.12로 하락 마감했다. 개인은 116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38억원, 531억원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전날 밤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모두 3% 이상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3.10% 하락세로 무려 80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S&P500)지수는 3.24%, 나스닥지수는 2.33% 내렸다. 장단기 금리차이가 역전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탓이다.
미 10년 만기 국채와 2년 만기 국채간 금리차(스프레드)는 11bp(1bp=0.01%포인트)로 11년내 최저수준으로 좁혀졌다. 전날에는 3년 만기 미국 국채수익률이 5년 만기 국채수익률을 역전했다. 만기가 짧은 국채의 수익률이 뛰면서 수익률 차이가 마이너스(-)가 된 것. 이는 지난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장단기 채권금리 역전은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통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기금리가 더 낮다는 것은 시장에서 앞으로 금리가 더 낮아질 것으로 본다는 의미"라며 "경기를 나쁘게 보는 시장의 심리가 매우 강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하락장은 일시적인 변동성 구간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증권사 채권 전문가는 "2007년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 후 S&P500 마진 정점까지 20개월 정도 텀이 있었고, 마진이 급격히 빠지는 시점에 다시 금리차가 벌어졌다"면서 "만약 전면적인 무역분쟁이나 변수없이 어닝 성장을 보이면 내년까지는 증시가 안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