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美 금리 3.50% 韓 금리 1.75% 예상
-한국 증시, 내년 하반기 반등 모색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연구원 경제전망 기자간담회에서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손엄지 기자
자본시장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하강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서는 반도체 분야의 투자도 줄어든 만큼 2020년 상반기까지는 완만한 하강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다만 한국 증시는 내년 하반기부터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했다.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연구원 경제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이 30일 기준금리를 1.75%로 올리고 내년에는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경제는 2020년까지 하강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韓 경제, 2020년까지 하강국면
한국 경제 성장률이 당초 전망보다 부진한 이유로 투자 감소폭 확대를 꼽았다. 특히 올해 투자의 성장기여도는 2013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 해 11월, 올해 설비투자가 2.9%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투자 역시 지난해 전망치(1.8%)를 크게 하회하는 -3.6%를 기록했다.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수출 기여도가 줄어 들면서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였는데 올해는 다시 수출 비중이 늘고, 투자비중이 크게 줄어(2.4%→-0.8%) 들었다.
지난해부터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 분야는 주력 제조업에 비해 산업연관효과나 고용유발효과가 미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투자 부진은 반도체 주도에 기인했다는 평가다.
실제 반도체 생산유발률은 1.49로 철강(2.3), 자동차(2.53)에 비해 낮다. 또 고용유발인원은 3.6명으로 역시 자동차(8.6명)보다 절반 이상 낮다.
강현주 연구위원은 "반도체 부문 성장세가 비반도체 부문으로 확대되지 못해 산업간 격차, 고용과 경기의 괴리를 초래했다"면서 "특히 올해는 주력 제조업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IT 부문 투자마저 조정되면서 경기가 하강했다"고 분석했다.
변경된 성장 전망을 바탕으로 경기 국면을 분석해보면 당초 7월 전망에는 2018년 하반기가 고점이었지만 실질적으로 2017년 3분기가 경기 고점이었고, 지금은 하강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은 2.7%, 내년도에는 2.6%, 2020년에는 2.5%로 점차 둔화될 것으로 봤다. 내년에는 투자는 감소하겠지만 민간소비와 수출이 완만한 증가세를 이끌 것으로 봤고, 2020년에는 세계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수출 성장기여 감소로 성장률이 더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 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한 만큼 한국 기준금리는 1.75%에서 유지될 것으로 봤다. 내년도 무리한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백인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역전이 심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융안정에 유의할 필요가 있지만 국내 대내외 거시건전성과 국가 신인도를 고려할 때 단기간 낸에 금리 역전으로 인해 외자유출이 본격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가계부채와 주택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서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을 펼치기 보다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거시정책을 통한 대응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미국의 경기는 2020년까지는 확장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봤다. 때문에 미국은 내년 3~4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2020년 1분기 3.5%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봤다.
◆한국 증시, 내년 하반기 반등
내년 글로벌 자본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미국 주식의 상승세 지속 여부다. 4분기 들어 미국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하락함에 따라 상승세 지속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
미국 주식은 2019년에도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나 할인율 부담이 본격화되며 주가 상승폭은 제한될 것으로 봤다. 다만 변동성이 확대되는 만큼 위험 대비 기대 수익이 높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백인석 연구위원은 "내년에는 미국 국채금리가 3% 중반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할인율 정상화가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치주 투자 확대를 통한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시장지수 하락 시 가치주의 상대성과가 우수했을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성장주는 가치주보다 금리상승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내년 한국 증시는 위험 대비 부진한 성과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나, 하반기에는 점차 안정세를 회복하며 반등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경기가 하강국면이지만 미국이 경기 확장세를 유지하면서 주가에 큰 폭의 조정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국내 주식의 하방 리스크가 다소 완화될 수 있어서다.
또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주요 국가들보다 큰 조정을 받았던 만큰 2019년 무역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일부 반등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백인석 연구위원은 "예상과 달리 미국이 2019년에 일찍 정점을 지나 둔화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미국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는다면 국내 주식시장도 큰 폭의 조정 압력을 받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