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외국인 근로자 채용을 늘리며 제조에 적극 나선 중소기업들이 올해 들어 외국인력 신청을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경기 침체로 인한 매출 하락 등 경영악화가 주된 이유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외국인 신청업체 가운데 올해 신청하지 않은 중소 제조업체 577곳을 대상으로 '외국인력(E-9) 고용동향 설문조사'를 실시해 25일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62.4%가 '인건비 부담'(38.3%) 또는 '경영악화'(24.1%) 때문에 외국인력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쿼터가 소진됐다'는 답변은 14.7%였고, '외국인 근로자에 불만이 있어서'는 6.2%였다.
특히 근로자수가 1~30인 미만 소기업들이 51인 이상 기업에 비해 인건비 부담이 크거나 경영악화로 인해 올 들어 외국인 근로자를 신청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내국인과 외국인을 포함해 내년 고용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40.4%만이 '충원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현원을 유지하겠다'(44.4%)거나 아예 '감원하겠다'는 15.3%에 그쳤다. 늘리겠다(40.4%)는 기업보다 유지 또는 줄이겠다는 기업(59.6%)이 더 많은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근로자의 평균 월급은 200만~250만원 미만이 41.1%로 가장 많았다. 150만~200만원 미만도 31%였다. 외국인 근로자 10명 가운데 7명이 150만~250만원 사이의 월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데 있어 애로사항으로는 '말도 안통하고 능률도 오르지 않는데 내국인과 급여가 같아 부담스럽다'거나 '언어 소통도 않되고 허드렛일을 하는데 내국인과 같이 지급해야 한다'는 등 상대적으로 생산성은 낮은데 인건비 부담이 크다는 이유를 가장 많이 꼽았다. 또 '이직하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사용한다'는 등 잦은 사업장 이동이나 업무 태만도 주요 애로사항으로 지적했다.
이외에 ▲숙식비, 보험료 등 여러 경비에 대한 부담 ▲복잡한 신청절차 및 과다한 시간소요 등도 애로였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의 올해 E-9비자 보유 외국인력 신청률은 140.2%로 지난해의 229.3%에 비해 무려 89.1%포인트나 줄었다.
중기중앙회 이재원 고용지원본부장은 "작년까지는 내국인 근로자를 구하기 힘든 중소 제조업체에서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수요가 높았지만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및 경영환경 악화로 인해 업체의 고용 자체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경영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