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두 번째 주주행동주의가 시작됐다. 국내 첫 주주행동주의의 타깃은 맥쿼리인프라(MKIF)를 운용하는 맥쿼리자산운용이었다면 두 번째 타깃은 한진칼이다. 국내 사모펀드 KCGI는 한진칼 지분인수를 통해 본격적인 주주행동주의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KCGI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KCGI 1호 펀드가 주요주주로서의 감시 및 견제 역할을 활발하게 수행할 경우 ㈜한진칼의 기업가치 증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한진칼 지분 인수의 배경을 밝혔다. 지난 15일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KCGI의 자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지분 9.0% 장내매수를 통해 2대주주에 올랐음을 공시했다.
KCGI는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로 잘 알려진 강성부 대표가 지난 8월 설립한 사모펀드(PEF)다. 이 때문에 KCGI 1호 펀드는 이른바 강성부 펀드로 불리고 있다.
이날 강성부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일각에서 제기된 경영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적극 부인했다. 강 대표는 "일각에서는 KCGI 1호 펀드의 지분매입이 경영권 장악의 의도로 해석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한진칼의 주요 주주로서 경영활동에 관한 감시 및 견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강 대표는 "국내 기업들의 시장가치는 글로벌 기업들 대비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37%, 주가순자산비율(PBR)기준 22% 수준으로 매우 저평가돼 있다"면서 KCGI의 주주행동주의를 통해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했다. 또 한진칼은 계열사들의 유휴자산 보유와 투자지연 등으로 저평가돼 있어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증대의 기회가 높다는 것이 한진칼을 선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계 헤지펀드와 같은 투기 자본과는 차별성을 강조했다. 강 대표는 "일부 외국계 투기 자본이 요구하는 비합리적 배당정책, 인건비 감소를 위한 인력구조조정 및 급격한 주가부양을 통한 단기 이익실현은 지양한다"면서 "장기적인 회사 발전 및 가치 정상화에 따른 직원, 주주, 고객의 이익을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 기관투자자의 주주행동주의 선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국내 첫 행동주의를 표방하고 나온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이 있다. 플랫폼파트너스는 맥쿼리인프라를 운용하는 맥쿼리자산운용이 과도한 운용 보수를 챙겨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며 운용사 변경을 안건으로 주주총회를 제안했다. 결국 주총에서는 안건이 부결됐지만 맥쿼리자산운용으로부터 성과보수 인하 등 수수료 인하 결정을 이끌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