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은 퓨어핫앤쿨을 출시하면서 '99.95%' 공기 정화능력을 강조했다. 공정위는 실험 환경을 표기하면 광고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김재웅 기자
다이슨이 공기청정기에 온풍 기능을 추가한 '퓨어 핫앤쿨'을 공개했다. '폴라테스트'를 통해 99.95%의 공기청정 능력을 검증했음을 강조하면서, '과대 광고' 논란을 정면 돌파하는 모양새다. 다만 주변국 대비 비싼 가격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이슨은 15일 서울 청담동에서 퓨어 핫앤쿨 발표 행사를 열었다. 윤호주 한양대학교 국제병원장이 공기청정기 중요성을 강연하고, 오웬르노 다이슨 환경 제어 기술 엔지니어가 제품을 소개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다이슨은 핫앤쿨이 PM0.3의 작은 미세먼지, 그리고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을 99.95% 확인·제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이슨의 특허 기능인 '에어멀티플라이어'와 350° (도) 회전 기능을 이용한 높은 공기 순환 기능도 앞세웠다. 항공기에 쓰이는 PTC 소재를 제품 내에 삽입해, 따뜻한 바람도 빠르고 안전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다이슨 공기청정기는 지난 8월 '99.95% 정화'라는 광고 문구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정확하게는 다이슨 제품을 수입 판매하는 코스모앤컴퍼니다.
공정위는 당시 코스모앤컴퍼니 등이 광고한 6개 공기청정기가 실생활에서도 '99.9%' 정화 능력을 발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실험 환경이 실제 거주공간과는 차이가 큰 제한된 공간에서 진행됐다는 이유다.
다이슨이 행사장에 재현한 폴라테스트 공간. 27㎡ 공간에 센서를 9개 장착했다. 공기청정 제품과 오염 요인을 양쪽 끝에 두어서 실제 주거 환경을 최대한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김재웅 기자
다이슨은 '폴라 테스트'를 자세하게 소개하면서 과장광고 논란을 정면 돌파하는 모양새다. 폴라테스트는 다이슨이 올 초부터 공기청정기 실험에 적용하는 실험 방법이다. 공간을 27㎡로 넓히고 천장팬 등 기타 요소도 제거했다. 실제 주거 공간을 최대한 반영한 만큼, 소비자들도 공기 99.95%에 근접한 공기 정화 성능을 체험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핫앤쿨은 이용 가능 공간 크기도 따로 표기하지 않는다. 공간이 어떻게 쓰이는지에 따라 공기 청정 능력이 다를 수 있는 만큼, 규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다이슨은 설명했다.
다이슨 관계자는 "폴라테스트는 이미 오래 전부터 공기청정기 등 제품 실험에 적용해왔던 방법"이라며 "공정위 시정조치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폴라테스트는 실제 주거 공간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만든 실험 공간이다"며 "소비자들이 실제 거주 환경에서도 실험 결과 수준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 8월 시정조치는 '99.9% 정화'라는 결과를 도출한 실험 환경을 광고에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다이슨이 99.95%라는 광고문구를 사용하더라도 실험 환경을 제대로 표기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다이슨은 핫앤쿨에서도 고가 정책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핫앤쿨 국내 출시가격은 99만8000원이다. 반면 국내보다 먼저 출시된 중국과 일본에서는 한화로 80만원 중후반대에 내놨다.
다이슨 관계자는 "다이슨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을 맞추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지만, 여러 요인에 따라 불가피하게 차이를 둘 수 밖에 없다"며 "고가 정책은 결코 아니다. 일부 제품은 글로벌 시장 대비 저렴하게 출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