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경제>경제정책

[새벽을 여는 사람들]"희망을 선물하는 연기 기대하세요"

연기모임 '리벤저스'의 멤버들인 최이서, 한보리, 김구슬(왼쪽부터) 배우가 서울 강남역 인근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신웅 기자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배우로써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 수 있다면 그것만큼 큰 보람도 없죠."

날이 밝기 전, 동쪽 하늘에 밝게 빛나는 샛별을 닮은 배우들이 있다.

독립영화 현장과 연극 무대에서 활약하며 자신만의 무지개를 찾아 새벽을 여는 '리벤져스'의 멤버들이 그 주인공이다.

리벤저스는 연기연습과 단편영상 제작, 상업영화 오디션 준비를 함께 하는 연기모임이다.

리벤저스의 구성원인 한보리(29), 김구슬(27), 최이서(27) 배우는 매주 월, 수, 금 새벽 6시 사당역 인근에 위치한 작은 연습실에 모여 8시까지 모임을 진행한 후 요가 강사, 학원 강사, 카페 매니저 등 각자의 생업 현장으로 향한다.

모임 결성을 주도한 한보리 배우는 모임을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배우라는 직업이 생각보다 외로운 직업이라 함께 하며 서로 좋은 에너지를 주고 받고 정보도 교환하기 위해 모임을 만들게 됐다"며 "몸은 조금 힘들어도 모임을 통해 자신감도 더 커지고 모든 일에 더욱 열정적으로 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에 출연한 한보리 배우의 모습./한보리 배우 제공.



세 배우들이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저마다 다르다.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한보리 배우는 2017년 연극 '영원한 평화'로 데뷔한 후 드라마 와 등의 작품에 단역으로 출연했고, 독립 장편 및 단편 영화에 참여하며 연기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인 로 연극 무대에 데뷔한 김구슬 배우는 극단 동감의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독립 단편영화로 활동 무대를 넓히고 있다.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뒤늦게 배우의 길로 들어선 최이서 배우 또한 한국예술종합대학 영상원 단편영화를 비롯해 영화학과에서 제작하는 다양한 단편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연기 모임 이후 각자의 직장에서 일을 마치고, 또 자기계발을 위해 외국어 공부까지 하고 나면 세 배우들은 보통 밤 11시가 넘어 귀가한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하루를 보내면서도 이들이 새벽 공기를 마시며 연기 모임에 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한 번 접하게 되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연기의 매력 때문이다.

최이서 배우는 "카메라가 놓인 완벽하게 다른 시공간 안에서 연기를 할 때 설명할 수 없는 자유로움을 느낀다"며 "사회 안에서는 여러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데 연기하는 순간에는 이런 가면들을 벗어버릴 수 있는 게 연기의 매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17년도 한국예술종합대학 영상원 작품 '이서'에 출연한 최이서 배우의 모습./최이서 배우 제공.



김구슬 배우는 연기를 통해 느끼는 자유로움과 함께 무언가를 함께 새롭게 만들어가는 과정 또한 연기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연극의 경우 보통 2~3개월에서 많게는 6개월 정도 한 작품을 위해 배우와 스텝들이 함께 노력한다. 그 기간 동안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작품을 분석하면서 새로운 무언가가 창조될 때의 희열이 배우로서 느끼는 연기의 가장 큰 매력이라는 것.

"사실 무대에서 연극을 마치고 관객들에게 박수를 받을 때면 이렇게 끝나는 건가 허무하게 느껴질 때도 있죠. 하지만 분명한 건 그 박수를 받기 위해 작품을 준비했던 모든 구성원들의 열정으로 한 단계 발전한 나를 발견할 때 내가 왜 배우라는 길을 선택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이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연기 활동을 하며 하루를 알차게 보내는 이들이지만 현실에 대한 두려움과 막막함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신문과 방송 등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보도되는 청년층의 고단한 현실을 접하게 될 때면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는 것이 사실. 하지만 세 배우는 힘든 시기일수록 더욱 꿈을 잃지 않고 지금 자신이 발 딛고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할 때, 반드시 꿈은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을 거라며 자신과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이들에 대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2018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한 극단 공감의 연극 '2+1'에 출연한 김구슬 배우의 모습./김구슬 배우 제공.



한보리 배우는 "우리가 모임을 통해 서로에게 힘이 되는 것처럼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주변을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며 "분명 자신을 지지해주고 힘이 돼 줄 이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또한 앞으로 연기를 통해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년 실업률 사상 최대라는 말이 아무렇지 않은 요즘, 꿈을 잃고 방황하는 동시대 청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이들의 미소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