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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코웨이 인수 꿈 이루다

29일 인수확정 기자회견서 "'웅진코웨이' 브랜드로 그룹 새 성장동력 키워나갈 것"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29일 서울 종로에 있는 그룹 본사에서 코웨이 인수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손진영 기자



"웅진코웨이를 설립하고 렌탈 비즈니스를 하면서 경영자로서 보람과 즐거움이 많았다. 그만큼 코웨이에 대한 애정이 특별했다.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을 '웅진식구'라고 불러본다."

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풍전등화 상황이던 2012년 12월 26일. 크리스마스 다음날이었지만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침통한 마음으로 얼마 있으면 그룹 품을 떠나게 될 웅진코웨이 임직원들에게 '마지막 편지'를 보냈다.

웅진코웨이는 윤 회장에게는 그룹의 모태였던 웅진씽크빅과 함께 '가장 아픈 손가락' 중 하나였다. 정수기, 비데, 연수기,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을 제조·판매하는 웅진코웨이를 1989년 손수 설립해 관련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시켜왔기 때문이다.

1980년 당시 직원 몇 명과 함께 웅진씽크빅을 창업해 40년 가까이 회사를 운영해왔던 윤 회장이 그동안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맡았던 회사는 씽크빅과 코웨이가 유일했다.

특히 윤 회장은 코웨이 설립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회사가 부도 위기에 처하면서 아무도 가지 않던 CEO를 자처해 기사회생시키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당시 윤 회장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고안한 렌탈 비즈니스는 지금은 업계에선 대세가 됐고, '코웨이 레이디'의 준말인 코디는 방판업계의 대명사가 되다시피 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손진영 기자



그로부터 시간이 훌쩍 지난 2018년 10월29일. 윤 회장이 서울 종로의 웅진그룹 본사에서 다시 기자들 앞에 섰다.

이번엔 떠나보낸 코웨이를 다시 그룹 품으로 데려오는 것이 확정되면서다.

윤 회장은 "오늘은 감회가 새롭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윤 회장은 "코웨이는 좋은 회사다. 코웨이를 정말 아끼고 좋아했다"면서 6년 가까이 다른 회사였던 코웨이에 대한 무한 애정도 털어놨다.

코웨이의 현 주인인 MBK파트너스와 인수를 위한 도장을 찍은 이날 윤 회장은 자신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윤 회장은 "코웨이와 웅진렌탈을 합해 '웅진코웨이'라는 옛날로 돌아갈 것이다. 많은 고객들이 아직도 그렇게 알고 있다. 과거 코웨이가 정수기, 비데 등으로 렌탈사업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매트리스, 자동차, 보청기, 타이어, 안마의자 등 모든 제품을 빌려쓰는 회사가 됐다. 우리 생활은 이제 '사는 시대'가 아닌 '빌리는 시대'가 됐다. 코웨이는 장기적으로 무한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고,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그룹 사태에 대해선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다시한번 사과했다.

윤 회장은 "렌탈업 성장 등 그룹의 모든 상황이 잘되다보니 욕심이 났었다. 내가 모르는 건설, 태양광, 저축은행 등을 한꺼번에 인수해 정말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업종 관리가 그렇게 힘든가 생각도 했다"면서 지난일에 대한 소회도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번 코웨이 인수를 기회로 그룹 경영에서 '선택과 집중'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자만했었다. 당시 나를 말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안되리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좋은 교훈을 얻었다. 이젠 자만하지 않고 잘 할 수 있는 업종을 더 키우는 일에 열정을 다 바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또 40년 가까이 자신이 악착같이 지켜왔던 철학인 사랑, 신뢰, 투명경영에 기반한 그룹 운영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웅진을) 다시 일으키게 한 것은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는 그룹의 철학인 '또또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만큼 힘을 주고 뭉치면 작은 회사지만 더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도 신뢰가 지속돼야 가능하다. 신뢰는 투명경영을 통해서 실현된다."

5년9개월 전 코웨이를 불가피하게 떠나보내면서 수 없이 많은 밤을 뜬 눈으로 지새야했던 윤 회장은 이날 모처럼 발을 뻗고 잠을 잘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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