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에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5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견조한 반도체 수요와 더불어 디스플레이 부문의 실적호조를 바탕으로 눈에 띄는 실적이 예상된다. 연간 기준으로도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내년 실적을 바라보는 금융투자업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반도체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액 65조572억원, 영업이익 17조206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8%, 18.4%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3분기 실적호조를 이끈 것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다.
◆ 사상최대 분기 실적 예고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3분기 영업이익은 계절적 성수기와 평택공장 증설 효과로 전 분기보다 1조6450억원 증가한 13조25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ROE) 역시 전 분기(52.8%)보다 개선된 53.4%에 달할 전망이다. 1000원어치를 팔면 530원의 이익을 남겼다는 뜻이다.
또 애플(Apple)로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과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반등 수혜로 디스플레이 부문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8160억원 늘어난 9560억원을 기록하면서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디스플레이 부문 ROE는 전 분기 2.5%에서 10.1% 수준으로 크게 개선됐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러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급이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특히 디램(DRAM)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4분기에도 서버 D램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고, 최근 저렴해진 낸드(NAND),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제품 가격으로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모습도 관찰되고 있어 실적 개선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65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올해 한국에 내는 법인세만 10조원을 훌쩍 넘긴 15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올 상반기 삼성전자는 한국에 6조1331억원의 법인세를 낸 것으로 알려진다.
◆ 내년 실적전망은 엇갈려
올해 삼성전자는 연간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에 이견이 없다. 다만 내년 삼성전자 실적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올해보다 더 높은 영업이익을 예상하는 증권사가 있는 반면 영업이익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는 증권사 보고서도 나왔다. 핵심은 반도체 가격이다.
우선 신한금융투자, 현대차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은 삼성전자 이익 증가세는 계속될 것으로 봤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에도 타이트한 D램 수급이 지속되고, 낸드 가격 하락폭도 축소될 것"이라면서 "과거 사이클(Cycle)과 전혀 다른 반도체 실적 흐름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 전망치보다 3.7% 늘어난 67조1644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반면 한국투자증권, KTB투자증권, 신영증권, DB금융투자 등은 내년 실적 전망치를 올해보다 낮게 잡았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스펙 상향에도 불구하고 부품원가 상승을 충분히 가격인상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기대보다 D램가격 하락폭이 커지면서 4분기부터 반도체부문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전환될 것"이라면서 내년 영업이익은 53조2880억원으로 전망했다. 올해 실적 전망치보다 16.1% 줄어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