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9월 금리 인상을 결정함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당분간 신흥국 투자 비중은 줄이고, 지수 투자보다는 은행 등 금리 상승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종목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6.26포인트(0.70%) 오른 2355.43에 장을 마감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을 결정하고, 연내 한 차례의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했음에도 국내 주식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만 2297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우려했던 외국인 자금 이탈도 없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시장의 예상 범위 내였다는 점에서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금리인상은 시장에 선반영돼 있어서 주가에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아직까지 외국인이 자금이탈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연준이 미국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통화 긴축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보이면서 투자자들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당분간 종목이 고르게 상승하는 지수 상승장은 없을 것으로 봤다. 종목별 접근을 추천하는 가운데 금리인상의 수혜주인 금융업이 투자의 적기라는 판단이다.
금융업종은 금리 상승기 대표적인 유망업종이다. 금리 인상 시 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순이자마진(NIM)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에 따라 서민들의 빚 부담은 늘어나겠지만 역설적으로 은행업종의 수익성은 개선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업종은 금리인상의 수혜를 얻을 것"이라며 "하지만 올해 기준금리 1회 인상으로 당장 그간 금리인상 가능성을 반영하지 않은 단기물 금리의 상승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은행 NIM은 4분기에 3bp(1bp=0.01%포인트) 내외로 반등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국내 기관은 지난 주에 은행주를 1230억원 규모로 순매수하며 오랜만에 은행주를 대거 순매수했다"면서 "장기간 소외되었던 은행주는 밸류에이션(가치) 매력과 더불어 하반기 실적, 단기 금리 인상 배당 모멘텀 등이 가세하고 있어 단기 비중확대 기회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신흥국 투자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국내 투자자들 역시 신흥국 주식형펀드 투자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난 21일까지 신흥국 펀드에서 1810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같은 기간 북미펀드(2915억원), 글로벌펀드(5437억원)에 대규모 자금이 들어온 것과 반대되는 양상이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미국의 금리가 높아지면 투자자들은 신흥시장의 주식과 채권에 투자했던 자금을 빼고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선진국에 투자하기 마련이다"면서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지고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 높거나 경상수지 적자가 높은 신흥국들 위주로 자금이탈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신흥국 주식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