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뉴시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간담회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뉴시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미래 반도체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선 기술 초격차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
6일 김동연 부총리와 간담회를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곧바로 화성사업장 내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경영진에게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을 당부했다. 중국의 매서운 추격을 받고 있는 한국 전자업계의 현실과 함께 이 부회장이 강조한 '반도체 기술 초격차'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먼저 디바이스 솔루션(DS)부문 경영진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김기남 DS부문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강호규 반도체연구소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최첨단 EUV(극자외선) 개발 라인을 깜짝 방문해 현장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지난 2월 착공한 화성 EUV라인은 2020년 본격 가동 전까지 초기 투자비용만 6조4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설비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1위를 20년 넘게 유지하고 있는 것은 임직원들이 현장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반도체 1등 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달라"고 부탁했다.
EUV는 반도체 제조를 위한 포토공정에서 극자외선 파장의 광원을 사용하는 리소그래피 기술 또는 이를 활용한 제조공정을 말한다. 실리콘 기반의 원판인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새겨 넣기 위해 레이저 광원을 투사하게 되는데 EUV 공정은 극자외선 파장을 가진 광원을 활용해 진행하는 과정을 일컫는다.
삼성은 기존 대비 10분의 1미만 크기인 EUV 스캐너를 이용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예정이다. 차세대 반도체에 적용되는 7나노 이하 최첨단 미세공정 기술은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하반기 7나노 공정 생산에 착수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삼성전자측은 이 부회장의 개발라인 방문의 의미를 미세공정에서의 리더십 유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업체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반도체 부문에서 무섭게 추격해오고 있는 데 대해 월등한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경쟁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또한 이 부회장은 "메모리반도체 세계 1등에 안주하지 말고 차량용 차세대 반도체 등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분야의 미래 스마트기기를 만드는 생산할 글로벌 제조기업에 첨단 반도체를 공급해 왔다. 이들 기업에 단순히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비메모리 분야를 비롯해 미래 반도체 연구개발(R&D)과 투자도 중시하겠다는 각오로 읽히는 대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평소 자신의 메시지를 강하게 주문하는 편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이번 현장 방문에서의 주문이 회사 내부적으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