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준 BMW코리아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최근 발생하고 있는 BMW차량 화재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손진영 기자
"BMW 차량 고객들과 정부 당국에 불안과 심려를 끼쳐 머리 숙여 사과한다."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가 6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발생한 520d 차량 화재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날 김 대표은 "BMW 본사에서 이번 사안을 마음 무겁게 다루고 있으며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경영진도 매일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며 "BMW 본사 차량 전문가로 구성된 정비팀 10여명이 한국을 방문해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면밀히 협조해 사태를 조속히 마무리 하겠다"며 "화재 원인 조사와 함께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 대표과 박혜영 BMW 코리아 이사, 요한 에벤버클러 품질관리 부문 수석부사장, 게르하르트 뷀레 글로벌 리콜 담당, 피터 네피셔 디젤 엔진 총괄 책임자, 글렌 슈미트 기업 커뮤니케이션 총괄 책임자 등이 참석했다.
BMW 차량 화재의 원인이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결함이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 요한 에벤버클러 부사장은 "차량 화재는 소프트웨어 결함이 아닌 하드웨어적인 문제다"며 "EGR 쿨러 냉각수 누수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즉 엔진에 흡입된 공기가 연소되면서 배기가스가 830도까지 올라간다. 이후 쿨링 모듈과 배기가스 파이프 등을 통과하면서 온도가 100도 까지 낮아진다. 그러나 EGR 쿨러 냉각수 누수로 침전물이 축적되면서 배기가스가 원활하게 이동하지 못하면서 온도가 증가해 화재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는 한국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차량 화재는 굉장히 많은 주행거리가 있는 차량이나 장시간 주행, 공기 순환 벨브가 열린 상태 등 여러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이뤄졌을때 화재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량 화재는 주행시 발생하고 주차나 공회전시에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BMW 차량은 올해 들어 지난 4일까지 32차례 화재가 발생했다. BMW코리아는 지난달 11번의 차량 화재가 발생하자 자발적 리콜을 진행했다. BMW는 지난달 26일 42개 차종, 10만6317대에 대한 자발적 리콜과 함께 24시간 서비스센터 가동 및 사고 차량 잔존가치에 대해 100% 현금 보상 등 대대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편 정부는 BMW 사측이 차량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모듈의 부품 결함 외에 다른 원인이 있는지 보기 위해 BMW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BMW는 EGR 부품 결함을 최근 차량 엔진 발화 원인으로 지목하고 리콜을 시행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조작 등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날 "BMW가 최근 차량 화재 원인과 관련한 기술분석 자료를 제출했지만 부실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현재 화재 원인으로 거론되는 다른 부분에 대한 보충 자료를 낼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요구한 자료에는 EGR 부품 결함 외에 전문가들이 제기하는 소프트웨어 관련 의혹 등도 포함하고 있다.
앞서 국토부는 BMW로부터 4일 자정께 EGR 모듈 결함과 관련한 기술자료를 제출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