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했다.
박 회장은 4일 오후 5시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사에서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등 임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기내식 사태로 인해 심려를 끼쳐 승객과 국민께 죄송하다"면서 임원진과 함께 허리를 숙여 공식 사과했다. 또 기내식 공급 압박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협력회사 사장에 대해 "불행한 일을 당한 데 무척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유족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예측과 준비 부족으로 고객과 직원들이 고생하는 데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박 회장은 "7월 2일 오전에 (협력회사 사장의 자살) 사고 소식을 접했으나 중국에 연세대학교 총동문회장으로 참석할 수밖에 없던 병원 관련 행사가 있어 일찍 오지 못했다"면서 기내식 문제로 인한 지연출발, 승무원들의 불편 등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그러나 "다른 협력업체도 있었고 극단적으로 대한항공에서 도와주면 해결할 수도 있었는데, 죄송하게도 협조를 못 받았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나흘째 '기내식 대란'이 이어지는 이날 아시아나 전체 항공편 79편 중 1시간 이상 지연 출발은 없었고, 기내식 없는 '노밀'(No Meal) 상태 운항은 24편으로 집계됐다. 박 회장은 "내일부터는 '노밀' 운항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수천 사장도 "비정상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완벽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투자금 유치를 위해 기내식 공급업체를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의혹에 대해 "오해가 있다"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LSG 측과 15년 전 맺은 기내식 공급계약이 불리하고 원가공개 등에 있어서 불투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IMF 사태' 이후 위기 극복을 위해 2003년 아시아나 케이터링 사업부와 루프트한자 계열의 LSG를 각각 지분 20대 80의 합작회사로 설립했다고 설명한 뒤 "5년마다 2번의 계약연장을 할 수 있어 올해 6월이 만기였는데, 더 나은 조건의 파트너를 찾기 위해 업체를 바꾼 것"이라고 했다.
그는 "LSG가 원가를 공개하기로 했었는데 공개하지 않아 수차례 요청했고, 합의되지 못해 다른 곳을 물색했다"며 "경영 참여, 원가 공개, 기내식 질 등 면에서 아시아나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게이트고메코리아(GGK)와 계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GGK와 LSG와의 계약을 비교했을 때 GGK가 훨씬 유리했기에 선택한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교롭게도 3월에 공장 화재로 준비 기간이 늦춰질 수밖에 없었다"며 "다른 업체들과도 협상했지만, 협의가 잘되지 않아 샤프도앤코코리아와 기타 협력사와 계약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고 밝혔다.
또 경험이 없는 가정주부 딸을 금호리조트 상무로 앉힌 '낙하산 인사'에 대해서는 "여성도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며 "예쁘게 봐달라"고 말했다. 중국 출장 비행기에 다른 비행기에 부족했던 기내식이 실렸다는 '의전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한편 여름 극성수기에 기내식 정상화에 대해서 김수천 사장은 "기내식 생산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 있지만 7월말8초까지 확실하게 차질없이 대비할 수 있도록 여러 생산 시스템과 공정, 직원들 훈련을 철저하게 추진해서 다시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