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개인투자자 공매도 거래비중 0.5% 불과
-공매도 실태 전면 조사 이뤄져야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개미)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삼성증권, 골드만삭스에서 터진 공매도가 시장의 신뢰를 추락시킨 가운데 최근 제약·바이오주가 공매도에 멍들면서 또다시 공매도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을 높이기로 했지만 얼마나 효과를 낼 지도 미지수다.
21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에 대한 현장검사를 마무리했다. 주식 대차(대여)와 공매도 경위를 살펴 골드만삭스가 고의로 무차입 공매도를 시도했는 지를 중점적으로 점검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달 30일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은 영국 런던 소재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로부터 300여종목에 대한 국내주식 공매도 주문을 받고 매매를 주문했다. 하지만 결제일인 6월 1일까지 일부 종목의 결제가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드러났다. 일부 종목에 대한 주식 대차를 확정하지 않은 채 공매도 주문을 낸 '무차입 공매도(네이키드 숏셀링)'가 발생한 것이다. 무차입 공매도는 엄연한 불법행위다.
앞서 발생한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가 공매도에 대한 개미들의 불만이 시작된 기폭제였다면 골드만삭스의 무차입공매도 사건은 개미들의 불만을 폭발시켰다. 일련의 사건을 통해 증권사는 주식이 없어도 주식을 발행할 수 있고(유령주식), 주식이 없어도 주식을 팔 수 있는(무차입 공매도) 시스템의 부실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서 '공매도'로 검색되는 청원은 이달 들어서만 137개가 올라왔다.
아울러 제약·바이오주에 쌓인 공매도는 또 다른 '공매도 사태'를 일으킬 수 있는 잠재요소라는 지적이다. 미래가치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바이오주의 특성상 악성루머에도 주가가 쉽게 흔들린다. 악성루머가 퍼지면서 주가가 하락하면 공매도 물량이 쏟아져나오고, 공매도 물량으로 주가는 더 큰 폭으로 하락하는 움직임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대규모 유상증자, 임상환자 사망설 등 각종 악성루머에 시달리고 있는 에이치엘비의 지난 5월 공매도 누적거래량은 187만687주로 4월(94만474주)과 비교해 2배 가량 늘었다. 이달들어 20일까지도 80만6805주의 공매도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에이치엘비 주가는 5월에 20% 급락했다.
하지만 이러한 공매도 세력에 개미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개인이 공매도를 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을 갖춰야 할 뿐만 아니라 증권사에서도 개인들의 차입투자를 꺼리고 있어서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운영하는 대차시장의 경우에는 기관투자자만이 참여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유가+코스닥)은 58조2780억원이며 이 가운데 개인 투자자의 거래대금은 2794억원으로 0.5%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외국인 투자자(40조7541억원)는 69.9%를, 기관투자자(17조2384억원)는 29.6%를 각각 차지했다. 개미들이 공매도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지적하는 이유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사태를 일으킨 증권사에 대해 강도높은 제재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개미들의 불안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인 개인공매도 활성화 방안과 불법적인 공매도를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수단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금융당국이 내놓은 공매도 제도 개선 방안이 국민들의 요구와 기대와는 달리 문제의 핵심을 빗겨간 엉뚱한 방안을 내놨다"며 "공매도 실태 전면 조사와 무차입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불법 공매도 적발시 강력한 형사처벌 및 징벌배상제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관과 외국인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공매도를 개인에게도 충분히 열어놔야 한다"면서 "금융당국이 발표한 '개인 공매도 활성화 방안'이 실효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