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북 관계 개선 등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기대감으로 하반기 증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이달 금리인상이 확실해지면서 위협요인도 있다.
이에 따라 증시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상단이 제한된 박스권에서 당분간 횡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북 관계 개선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주가 상승의 기회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꺾이는 경기개선세 등이 상승폭을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래를 반영하는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2400선을 간신히 지키고 있다.
◆ 기회요인…남북관계 개선
현재 국내 증시는 역대급으로 저평가된 상태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4배다. 이는 미국(17.2배), 일본(16.2배)의 주요 지수와 비교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흔히 국내 증시가 저평가된 요인은 ▲낮은 배당성향 ▲불투명한 지배구조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꼽힌다. 특히 코스피 상장사의 배당성향(순익에서 배당이 차지하는 비율)은 21%로 대만(61%), 미국(50%)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제 하나의 저평가 요인이 해소될 전망이다. 바로 남북 관계 개선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다. 특히 오는 12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까지 나오게 된다면 이는 국내 증시 매력도를 한 단계 더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이상민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반도 평화 체제가 긍정적으로 이뤄진다면 전쟁 리스크가 해소됨으로써 코스피지수의 레벨을 올릴 수 있는 재료가 될 수 있다"면서 "실제로 남북 평화무드가 지속되었던 2004~2007년, 코스피지수의 PER은 다른 해보다 높았던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대감은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은 코스닥에서 534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14년 만에 최대 순매수세를 기록했고,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 잔고는 108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다만 과거 1993년 북한이 핵 사찰 수용 합의 이후 북미 핵 합의문이 제네바에서 체결되기까지는 10개월이 걸렸다는 점에서 북미회담 이슈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위협요인…한미 기준금리 역전
문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다. 오는 12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금리를 1.75~2.00%로 0.25%포인트(p) 올린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인상이 단행되면 지난 3월 역전된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는 0.5%포인트로 더 벌어지게 된다.
지난 2005년 한·미 금리차가 50bp(1bp=0.01%p)로 벌어졌을 때 외국인 투자금은 월 평균 9000억원씩 빠져나갔다. 국내 유입 외국인 투자자금의 급격한 이탈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한국이 기준금리를 함께 인상할 수도 없다. 올해 3%대 경제성장률 전망도 힘을 잃고 있고,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개선세도 1분기부터 한 풀 꺾였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올 1분기 상장사 544곳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96% 늘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오히려 6.4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불행 중 다행은 이달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올해 마지막 인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제 상황만 보면 네차례 금리 인상도 무리가 아니지만 터키, 브라질 등 신흥국 금융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이탈리아 위기설까지 돌고 있어 유럽중앙은행(ECB)도 예정대로 9월에 양적완화를 종료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코스피지수는 상단과 하단이 제한된 새로운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산재된 리스크 요인을 고려했을 때 지금은 보수적인 전략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