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이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남북 관계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자산운용사들은 남북경협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이른바 '통일펀드'를 발빠르게 출시하고 있다. 통일펀드는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발판으로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개 통일펀드의 평균 수익률(5일 기준)은 4.39%로 나타났다. 해당기간 전체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1.44%)을 3배 이상 웃도는 성적이다.
남북경협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높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자산운용사들은 발빠르게 기존펀드를 '통일펀드'로 재정비하거나 새로운 펀드를 출시하고 나섰다.
이날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기존에 운영하던 '삼성 마이베스트 펀드'를 '삼성 통일코리아 펀드'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됨에 따라 수혜를 입을 업종의 수익률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해서다. 초기엔 정부 주도 토목·설비와 기초 생필품 및 음식료, 중기에는 인프라 구축에 따른 자원과 에너지, 무역, 통신, 의류 관련, 후기에는 관광과 소비재, 교육 관련 종목 등 경협의 단계별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투자한다.
오세범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매니저는 "경제협력 단계는 초기·중기·후기로 나누고 각 단계별 수혜 업종을 분석해 투자한다"면서 "한반도 통일에 이르는 긴 호흡을 가지고 진행되는 상황 변화에 맞춰 업종과 종목을 리밸런싱(재조정)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KB자산운용 역시 기존에 있던 소규모 펀드를 리모델링해 '한반도 신성장 펀드'를 출시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해당 펀드를 통일펀드라고 특정 지을 순 없지만 남북관계 개선과 경제협력 활성화 등을 통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할 수 있는 업종 및 종목에 주로 투자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나UBS자산운용은 1999년 설정된 '하나UBS First Class 에이스 펀드'를 지난 달 14일 '하나UBS 그레이터코리아펀드'로 리모델링했다. 삼성전자ㆍKB금융ㆍ포스코 등 업종 대표 우량주를 중심으로 담고, 나머지는 남북경협 관련주에 투자하는 통일 펀드 성격의 상품이다.
오는 11일에는 BNK자산운용이 'BNK브레이브뉴코리아' 펀드를 출시한다. 해당 펀드는 자산의 6,70%를 대형주, 우량주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남북관계 회복에 따라 수혜를 입을 종목에 투자한다. 남북통일 가상 시나리오에 맞춰 단계별 수혜주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남북 관계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구사일생'한 펀드도 있다.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 펀드다. 불과 한 달전만 해도 해당 펀드는 자금 유입이 미미해 청산의 기로에 놓여있었다. 하지만 남북경협주 주가가 급등하면서 수익률이 개선됐고,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침에 따라 펀드를 재정비해 내놨다. 그 결과 최근 한달 동안에만 15억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입되면서 통일펀드 중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펀드 설정액(30억원)은 한달 전(14억원)의 두 배가 됐다. 아울러 환매수수료를 폐지하고, 운용보수의 50%를 대북지원사업을 하는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하는 등 '통일펀드'로 정체성을 뚜렷히 구축했다.
통일펀드의 인기몰이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독일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통일 시 수혜 업종의 상승은 물론 한국 증시 전체 주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경우 코스피 3000포인트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남북경협 수혜주의 상승세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