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규모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바이오 주식이나 남북경협 관련주의 상승 랠리에 올라 타기 위해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자금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남북경협주의 경우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 경협 진행 속도와 사업 현실화 여부에 따라 종목별 등락이 엇갈릴 전망이다. '묻지마 투자'에 나설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주요 증권사들은 일부 남북경협 종목에 대해 빚 내서 투자하는 신용거래 융자를 중단하고 나섰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2조51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조7411억원)보다 61.7% 급증했다. 예탁증권담보대출 잔액도 18조5246억원으로 1년 전(14조5024억원)보다 27.7% 늘었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에서 고객에게 이자를 받고 일정기간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다. 예탁증권담보대출은 유가증권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두 대출 규모 모두 전일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바이오 열풍에 이어 최근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주가 들썩이면서 대출을 받아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열기가 과열되자 증권사들은 일부 남북경협주의 신규 대출을 중단하며 리스트 관리에 돌입했다. 또 현행 자본시장법상 신용융자 잔액이 자기자본의 100%를 초과할 수 없어 한도 조절 역시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대북주로 분류된 동일제강, 한일시멘트, 삼표시멘트 등에 대한 신용대출이 불가하다고 공지했다. 아울러 현대로템, 현대상사, 성신양회 등도 신용거래가 불가한 상태다.
미래에셋대우는 신규융자 및 만기연장 등이 제한되는 E, F군 종목 지정을 확대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혜인, 특수건설, 일신석재, 고려시멘트, 포스코엠텍 등 남북경협주 다수를 E, F종목으로 지정했다.
NH투자증권 역시 에스트래픽, 광명전기 등 신용융자 비중이 10%를 넘어선 종목에 대해서 신용거래를 제한했다. 또 종목 등급별로 약정한도를 S등급(제한없음→5억원), A등급(10억원→3억원)으로 각각 낮추며 신용융자에 대한 제한을 강화했다.
아울러 삼성증권은 지난 14일부터 신용공여 가능한도를 낮췄다. 신규 약정고객은 20억원에서 1억원으로, 기존 약정고객은 20억원에서 3억원으로 각각 낮춘 것. 삼성증권이 신용공여 한도를 줄인 것은 올해 처음이다.
KB증권 역시 지난 달 30일부터 신용공여 한도를 고객당 5억원에서 1억원으로 줄였다. 단 이미 5억원을 빌린 고객이 연장하는 것은 가능하도록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 초만 해도 신용융자 제한 종목 대부분이 신라젠 등 바이오주였는데 지난 달부터는 다수의 남북경협주가 거래 제한종목에 이름을 올렸다"며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게 무조건 나쁜 거라고 볼 순 없지만 이른바 테마주로 묶이면서 급등락하는 종목에 자금이 몰리는 것에 많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