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정부를 상대로 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과정에서 정부의 부당 개입으로 당시 합병에 반대한 펀드가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엘리엇은 2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위반했다며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Investor-State Dispute)의 전 단계인 중재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중재의향서는 투자자가 미국 워싱턴DC 소재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상대 정부를 제소하기 전 소송 대신 중재 의사가 있는 지 타진하는 절차다.
엘리엇은 이날 낸 발표문에서 "당시 한국 정부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하게 개입해서 발생한 손해 배상과 관련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협상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전임 정부 및 국민연금공단의 행위는 FTA를 위반한 것으로 엘리엇에 대한 명백하게 불공정하고 불공평한 대우에 해당된다"며 "정부가 FTA 협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엘리엇 및 투자자들에게 발생한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터지며 특검은 국민연금이 직권을 남용해 합병에 찬성했다고 판단하고 법원은 1심, 2심에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에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는 엘리엇이 ISD에 나설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엘리엇의 중재에 응하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찬성 결정은 잘못"이라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중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엘리엇은 3개월 후인 7월부터 한국 정부에 대한 제소가 가능하다. ISD는 한미 FTA에 반영된 투자자 분쟁 해소 절차로 정부는 앞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 등과도 중재 없이 ISD에 들어갔다.
한편 엘리엇은 지난 달 현대차그룹 지분 10억달러(약 1조500억원) 상당을 매입한 뒤 지주회사 전환과 순이익 50% 배당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