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사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여부를 결정할 '데드라인'인 23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의 한 건물에 노동조합 홍보물이 걸려 있다.
한국지엠 노사가 극적으로 잠정합의를 도출함에 따라 향후 산업통상자원부(외국인투자지역)와 KDB산업은행(신규자금지원)의 빠른 결정이 핵심과제로 떠올랐다.
한국지엠 노사의 극적 합의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23일 "한국지엠 노사가 임단협 잠정합의를 이끌기 위해 장시간 회의를 진행한 만큼 투표를 통해 뒤집힐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STX조선처럼 60%의 임금 삭감 등 무리한 내용이 없기 때문에 노조 조합원들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산업은행이 빨리 입장을 정리해야 회사 정상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지엠 노사가 임단협에 잠정합의 함에 따라 GM의 '감자·출자전환'이 핵심 쟁점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5000억원의 규모의 신규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대신 GM은 3조2078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는 출자전환을 해줘야 한다. 산은의 신규자금이 기존 부채나 이자를 갚는 데 쓰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GM이 출자전환에 앞서 대주주의 주식 감자를 통해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고 산은의 지분율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GM이 대규모 출자전환을 단행하면 산은의 지분율이 현 17.02%에서 1%대로 떨어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만약 산은의 지분율이 1%대로 떨어질 경우 한국지엠의 2대 주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없어지게 된다.
다만 GM의 차등 감자 비율과 함께 산은이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얻을 조항에 대해서는 둘 간의 이견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GM은 이번 기회에 산은의 지분율을 낮춰 한국 시장에서 경영을 더 자유롭게 하길 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산은은 주요 결정 사항 거부권, 수년간 고용보장 등을 이번 자금 지원을 통해 확보해야 한다.
또 정부의 외투지역지정(외투) 결정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현재 인천시와 경상남도는 한국지엠의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을 각각 외투지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요청한 상태다. 산업부는 한국지엠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외투지역 지정 문제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결론 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외투지역으로 최종 지정되기까지는 몇 단계 절차를 거쳐야 한다. 외투지역을 지정하기 위해서는 '5년 내 5000만 달러 이상 투자로 공장 신설'이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산업부는 정무적인 판단은 배제하고 한국지엠의 투자 계획이 요건에 맞는지만을 두고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우선 한국지엠의 투자계획이 외투지역 지정 관련 법령에서 규정한 요건에 부합하는지 검토한다. 산업부는 ▲투자실행 가능성 ▲지역 간 균형발전 및 국토의 효율적 이용 ▲고용 증대 등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만약 투자계획이 요건에 맞지 않을 경우 산업부는 인천시와 경상남도에 투자계획을 보완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그러면 지자체는 다시 한국지엠에 투자계획 보완을 요청하고, 한국지엠이 다시 지자체에 수정된 계획을 넘기면 다시 산업부 검토가 이뤄지면서 상당한 시일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한국지엠에 대한 정부·산업은행 지원의 선결 과제로 노사 합의와 GM 측의 장기 경영 의지를 꼽았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같이 말하며 "GM 측이 대주주로서 책임 있는 장기 경영 정상화 방안을 내는지 등을 감안해 정부·산은의 지원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실사 중간보고서는 금명간 제출되는 것으로 안다"면서 "계속기업 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큰지도 관심이 가는 부분이지만 그것만 보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